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지관)은 환경부가 제안한 자연공원법 입법예고안에 대해 전면 거부입장을 밝혔다.
조계종문화유산지역보존추진위원회(위원장 원학)는 입법예고기간 마감 하루 전날인 5월 19일 결의대회를 열고 입법예고안에 대한 전면 거부를 밝히는 한편 문화유산지역을 신설해 사찰지역을 지정할 것을 요청했다.
위원회는 “환경부 입법예고안은 자연관리 보전에만 목적을 두고 있다”며 “문화유산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공원지역에 사찰을 포함시킨 환경부의 방침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국립 및 도립, 군립공원 등으로 지정된 사찰경내지를 공원지역에서 해제하고 문화유산보존지역으로 새롭게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결의대회서 지관 스님은 “환경부 방침대로 공원지역이 지정된다면 앞으로 10년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며 “올해가 구역재조정기간인 만큼 문화유산지역보존을 위한 불교계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결의대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추진위원장 원학 스님은 “문화유산인 사찰을 자연공원에 편입시켜 환경부가 관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문화유산지역을 새로이 설정하는 것은 문화인식을 갖고 있는 문광부나 문화재청 등이 책임을 갖고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진위부위원장 현응 스님은 부가설명을 통해 “정부는 약 40년전부터 사찰과 종단의 동의 없이 약 3억5천만㎡의 사찰경내지를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에 편입시켰다”며 “공공의 필요를 내세워 사유지에 대한 권리를 제한하면서도 어떤 보상도 없이 사유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응 스님은 또 “공원구역지정은 국가를 대표하는 민족문화유산지역인 사찰을 휴양‧놀이 따위를 위해 마련된 일개 공원으로 격하 시켰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이날 결의대회서 △전통사찰경내지를 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에서 해제할 것 △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은 국유지를 대상으로 하고 문화유산지역과 종교활동지역이 아닌 순수 자연생태지역을 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할 것 △산림형 국립공원은 산림청에서 전담하고 문화재보호법의 개념을 확대해 문화유산법(가칭)으로 수정 전통사찰, 명승 등을 포괄하는 문화유산지역을 신설할 것 △전통사찰을 중복 규제하는 법률을 문화유산법으로 단일화 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추진위원회는 문화유산지역보전을 위해 본말사주지연수교육을 통해 내용을 공유하고, 종단의 요구사항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향후활동계획을 마련했다.
또 5월중 교계지침을 마련해 홍보하고 6월중에는 시민환경단체와 연대해 국회공청회 및 정부면담 추진, 9월에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률 제개정 및 전국본말사주지 결의대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