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 대종사(龍峰 大宗師) 금당(錦塘) 이재복(李在福) 스님 추모사업회가 열반 18주기를 맞이하여 추모행사를 갖는다. 오는 6월 5일 오후 2시 대전시 연정국악문화회관(구 시민회관)에서 개최되는 추모제는, 제1부 추모전집 봉정식, 제2부 추모 학술대회, 제3부 추모 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이번에 발간되는 추모전집은 전 8권으로 간행되는데, 용봉스님의 문집, 3천여회에 걸친 설법 자료를 정리한 대장경 강화자료집, 불교 강의를 녹취 정리한 불교강화집, 그 밖에 금석문과 추모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스님의 불교세계와 문학세계 그리고 교육에 바친 삶을 짐작할 수 있다.

추모학술대회에서는 태고종 동방불교대학 윤영우 학장이 <용봉 대종사와 한국불교>, 충남대 김방룡 교수가 <용봉 대종사 이재복선생의 불교관>, 한남대 류칠로 교수가 <교육자로서의 이재복선생>, <광주대 이은봉 교수가 <금당 이재복 시의 정신지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다.

또한 용봉 대종사의 법제자인 대전 보은정사 주지 원법(元法)스님의 추모서예전과 함께 용봉 대종사의 유묵, 금석문, 추모서화전이 이날부터 11일까지 열린다.

문의; 제자이며 추모사업회 사무총장 충남대 철학과 황의동 교수 019-440-4985 대전불교연수원 042-256-6586

<행장>

이재복(1918~1991) 스님은 충남 공주 계룡에서 태어나, 평생 교육자로서, 스님으로, 문학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는 일찍이 15세에 갑사 李混虛 스님에게서 得道하고, 金錦仙 스님으로부터 수계를 받았다. 19세에 공주 마곡사에서 5년간 수선안거를 행하였고, 대승사, 대원암(서울), 봉선사, 금용사(문경) 강원에서 공부 하였다. 20세에 공주 마곡사 사집과를 졸업하고, 불교성극단을 조직하여 일본을 순회하며, <轉輪聖王>의 각본을 쓰고 주연을 맡아 공연을 하기도 하였다. 22세에 마곡사 사교과를 졸업하고, 경성부 사간동 법륜사 박대륜 스님의 문하에서 법제자가 되었다. 23세에 혜화전문학교(현 동국대) 불교과에 입학하여 3개년 전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였고, 또 중앙불교전문강원에서 대교과를 졸업하였다. 이 때 박한영, 권상로, 김동화, 강백 선생에게서 감화를 받고 가르침을 받았다.

또한 공주 마곡사 불교전문강원 강사에 취임하여 강의하고, 마곡사에서 대선법계를 품수하였다. 24세에 육당 최남선의 서재 일람각의 사서로 근무하면서 만여 권의 장서를 섭렵하였고, 이곳에서 오세창, 정인보, 변영만, 이광수, 고희동, 홍명희, 김원호 등 당대의 석학, 명사들과 교유하며 가르침을 받았다. 고 은 시인의 회고록에도 태고종의 대표적 이론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1945년 해방을 맞자 그는 충남불교청년회를 조직하여 회장이 되고, 공주 마곡사에서 충남 도내 사찰 주지 및 승려대회를 열고, 普文中學院의 설립을 발의 추진하였다. 그리하여 충남 本末寺 여러 사찰의 소유 토지, 임야를 증여받아 보문중학원을 설립하였다. 이는 교육을 통해 불교의 자비이념을 실현하고, 불교이념에 입각한 인재양성을 중요시한 그의 평생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1956년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충남종무원 원장에 추대되었고, 1962년 불교 종단이 비구, 대처의 갈등이 생기자 대한불교비상종회 위원으로 추대되어 불교 종단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1964년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으로 위촉되어 활약하였고, 1966년에는 대전불교연수원을 설립하고 원장에 취임하여, 3천여회의 설법을 통해 불교대중화에 기여하였다. 설법을 할 때에는 당시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반드시 대장경을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해서 필사 및 철판(가리방)인쇄를 통해 대중에게 나누어주었다.

1974년 한국불교 태고종 종승위원회 위원으로 피선되었고, 이후 포교원장, 종승위원장, 중앙종회의장, 법륜사 대륜문도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불교계의 지도자로 활약하였다. 1989년 보문중고등학교를 떠난 후에는 한국불교 태고종 동방불교대학 학장에 취임하였다.

또한 그는 훌륭한 교육자로서의 일생을 살았다. 그는 교육을 통해 불교이념을 구현한다는 신념으로, 충남지역 사찰의 후원을 받아 불교 종립학교인 보문중고등학교를 설립하여 35년간 중등교육에 종사하여 수많은 인재를 길러 냈다. 그런 가운데 1951년(34세)부터 약 5년간 공주사범대학 국문학과 교수, 교무과장으로 대학 강단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기도 했고, 충남대학교 철학과 강사로 불교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의 학덕은 충남교육회장을 4회나 역임하였고, 14년간 대전시 공, 사립중고등학교 교장단 단장을 맡아 대전의 중등교육을 이끌어갔다. 특히 1963년부터 1966년까지 유진오 박사와 함께 대한교육연합회(현 교총의 전신) 부회장으로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발전에 공헌하였다. 그 공로로 1982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또한 그는 문학에 타고난 자질이 있어 청년시절부터 시작에 몰두하여 많은 문학작품을 썼다. 그의 대표작인 <靜思錄抄>는 불교 서정이 깃든 작품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43년 혜화전문시절 서정주, 신석정, 조지훈, 김구용, 김범부, 김달진 등 문인들과 교유하며 시 창작에 열중했고, 공주사범대학 시절에는 이어령, 최원규, 임강빈 등 훌륭한 문인들을 배출하였다.

한편 1955년 한국문학가협회 충남지부장으로 선출되어 활약하였고, 1957년 제1회 충남문화상(문학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1960년에는 충남국어교육회 회장, 1962년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충남지부장, 1969년 한국문인협회 충남지부장을 맡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