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길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명예도로명 부여를 가능케 하는 ‘도로명주소법’이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교회 측은 교회 앞 ‘삼성로 서73길’을 ‘칼빈길’로 제정해달라며 4월 강남구청에 공문을 접수한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회의 칼빈길 추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계와 지역주민들은 역사적, 지역적 유대관계가 전혀 없는 칼빈을 도로명에 부여할 수는 없으며 종교편향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불교계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서울교회는 기어이 칼빈길을 도로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서울교회 홈페이지에는 칼빈길 제정을 반대하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인터넷포털사이트 등에 칼빈길을 찬성하는 의견을 개진해달라는 주문까지 내걸고 있다.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이 부여된 도로구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기업유치, 국제교류 등만을 목적으로 하는 도로명을 추가적으로 부여할 수 있다는 법 8조2에 의거한다.

이 때문에 서울교회의 칼빈길은 종교편향 논란이 아니더라도 법률 제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칼빈길은 칼빈탄생500주년을 기념하기위해 서울교회측이 제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칼빈길 제정에 대해 불교계는 명예도로명으로 칼빈길을 제정하는 것은 역사성과 지역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종교편향적 행위임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범불교대책위 한승희 간사는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위원회 명단 일부를 확보했다”며 “위원들에게 칼빈길의 부적절성을 알리기 위해 개별접촉을 시도 하고 있다”며 6월 22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한편 불교계의 반대 움직임에 서울교회 측은 ‘봉은사로’ 등을 언급하며 칼빈길을 반대하는 것이 오히려 종교편향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범불교대책위는 “역사성과 지역성을 갖춘 봉은사를 도로명에 부여하는 것과 칼빈길을 제정하는 것은 비교대상이 아니”라며 서울교회 측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