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련사(주지 진경스님) 불일미술관에서는 지호공예가인 송절 정소영 작가의 『전통의 맥을 잇다』 전시가 10월 16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린다.
 
송절 정소영 작가는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나가는 지호공예 작가다. 한지를 우리 민족이 사용한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여러 기록을 통해 삼국시대에 많은 종이가 생산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백추지(白硾紙), 고려시대에는 고려지(高麗紙), 견사지(繭絲紙), 아청지(鴉靑紙)와 같은 질 좋은 종이와 감지(紺紙), 취지(翠紙), 상지(橡紙), 다지(茶紙) 등의 색지도 발달하였다. 조선시대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던 한지는 1945년 해방 후 50년간 한지 공업의 붕괴기를 맞이한다.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한정적 수요, 원료의 부족, 양지에 비해 떨어지는 생산성 등으로 인해 한지 제조 과정은 생산원가 절감과 인력 부족으로 쉽고 싸게 만드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조선 중엽부터 구한말 이후까지 제작되어 사용되어온 생활용품인 지호공예는 유물이 매우 한정적이고 역사서의 기록이나 연구한 책자도 매우 드물다.

 

맥이 끊어지다시피 한 지호공예를 다시 우리의 곁으로 가지고 온 사람이 송절 정소영 작가이다. 사라져가는 지호공예를 되살려보려는 마음으로 전통의 맥을 찾아 갈고 닦으며 장인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정소영 작가는 전통의 美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호공예는 제작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노동이 뒤따라 그 맥을 이어가고자 하는 분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직접 종이죽을 만들고, 그 위에 여러 겹으로 덧붙여 바르고, 건조하기를 반복하는 기다림과 인내의 과정을 거친 뒤에야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거기에 전통의 맥이 끊어지다시피 해서 제작기법에 대한 문헌이나 조언도 들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정소영 작가의 작품에서는 지호공예의 다양성을 볼 수가 있다.

 

천안에 거주하는 정소영 작가는 잊혀지고 있던 종이 함지박을 1989년에 천안시 공예품 경진대회에 지호공예라는 명칭으로 출품하여 대상을 받았다. 이후 1990년부터는 문화센터 초·중·고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하면서 그 맥을 잇고 있으며, 2016년 3월에는 『전통공예 맥을 잇다 - 지호공예』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소박하게 솜씨를 냈던 시골 아낙네들의 지혜가 전통공예라는 이름으로 예술로서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정소영 작가의 이번 전시가 한지공예와 분리된 전통 지호공예의 명성을 찾아 자리매김하여 한국 전통 문화발전에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누군가는 앞장서서 이끌어가야 하는 일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송지영 작가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사진설명
아미타불, 55×45㎝, 지호
용귀찻상, 51×38㎝, 지호

 

문의 . 불일미술관 학예실 02-733-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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