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지만 떠나야 하지만 용산참사영가들은 아직도 떠나지 못했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200일이 지났지만 그들을 위한 장례식조차 치를 수 없다. 장례식을 치르고 그들이 땅에 묻힌다면 용산참사의 진실도 함께 묻히기 때문이다.

떠나지 못한 슬픈영가들을 위해 종교계시민사회단체들은 8월 7일 오후 8시 용산참사200일 범국민추모제를 열고 그들을 위로 했다.

박덕신 목사의 말에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맞다.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동조했다.

여는말에 이어 원불교에서는 서울교구 소속 교무들이 무대 앞에 세워진 영정사진 앞에서 천도의식을 진행했으면 불교계에서는 수월 스님, 영연 스님, 영탄 스님, 명진 스님 등이 천도위령의식을 봉행했다.

더운 여름이지만 여전히 긴 팔의 검은 상복을 입고 있는 유가족들은 차마 소리 내지 못하고 속으로 울음을 삼켰다.

문정현 신부는 “이제는 눈물도 말랐다”며 “이 더위가 가기 전에 끝내야한다.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추모제를 주관한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는 추모제가 끝난 뒤 고인들을 다시 시청 앞 광장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수호 범대위 공동대표는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과 철거민들의 명예회복 없이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강조하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한편 이날 추모제와는 별로도 오후 7시에는 함세웅, 전종훈, 문균현 신부 등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10여명과 20여명의 수녀가 참석한 추모미사가 진행됐다. 불교계에서는 8월 6일 한남동 순천향병원서 천도위령법회를 봉행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