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법난으로 인해 당시 불교계는 비리가 난무하고 부도덕한 집단으로 오도됐습니다. 수백 명의 스님들이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며 수십 수백만 명의 신도들이 불교를 떠나갔습니다. 이 같은 피해는 돈 몇 푼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1027법난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월주 스님은 법난 당시를 회상하자 울분이 차오르는 듯 격앙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위원장 원학)가 8월 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월주 스님을 초청해 1027법난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월주 스님은 “법난 당시 온 사찰은 군홧발에 짓밟히는 치욕을 당했다” 며“나 자신은 고문을 당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신군부에 의해 이 곳 저 곳으로 끌려 다니며 승려로써 굴욕적인 생활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월주 스님은 “전두환이 대통령이 된 것을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을 신군부 측에서 종용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온갖 협박을 해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일어난 지 이제는 29년, 강산이 바뀌어도 세 번은 바뀌었을 기간이지만 그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는 월주 스님은 “원망하는 마음은 사라졌지만 불교계가 당했던 피해는 아직까지 남아 있다.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해 그 당시 받았던 굴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변했다.

월주 스님은 또 “법난으로 입은 가장 큰 피해는 신군부가 유포한 허위 자료로 인해 수많은 언론들이 불교를 몹쓸 집단으로 매도해 신도들이 불교를 떠난 것”이라며 “어떤 신도는 스님들이 그렇게 형편없는 줄 몰랐다며 개종해 천주교 신자가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회 정각회장 최병국 의원은 “법난의 참혹함을 들으니 가슴이 아파온다”며 “불교의 명예를 회복하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병국 의원은 “법난피해명예회복을 위해 30년 전의 자료를 조사하고 역사 사료관을 건립하는 등의 사업은 대단히 큰 일”이라면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크고 작고를 떠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불자들이 힘을 모으면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각회 부회장 강창일 의원도 “조선시대 불교가 탄압을 받았다지만 1027법난에 비하면 상황이 다르다”며 “역사적으로 가장 큰 불교의 수난이 바로 1027법난”이라고 지적했다.

강창일 의원은 “법난으로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불교계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실무진들의 투철한 사명의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문위원 안동일 변호사, 허평환 위원, 조남진 의원 등은 “법난 명예회복을 위한 사업중 사료관 건립이 현시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며 “그렇지만 단순히 보상금을 정부가 지원하라고 해서는 설득력이 없고 정부가 거절하지 못하도록 세부 항목을 설정하과 철저히 검증해 정부가 거절할 수 없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 국방부 인사인 박충식 지원단장은 “사료관 건립을 위한 예산을 위원회에서 결의할 당시 국방부와 문광부 차관 등이 위원으로 배석한 자리에서 결의했다”며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찾고 있으며 기획예산처와 여러 각도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법난위원회는 내부적으로 사료관 건립에 따라 정부에 요청할 금액으로 약 1,5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액수는 건립비용과 부대비용으로 사료관건립부지매입 등에 소요되는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은 제외한 것이다. 부지매입비용은 조계종단에서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허남오 위원은 “법난 특별법에는 이미 사료관을 건립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법에 명시된 사업을 하는 것임을 정확히 알리고 그에는 조계종단이 부담하는 내용도 있음을 알린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법난위원회 위원장 원학 스님은 “법난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 위원장을 맡는 것이 곤욕스럽다”면서도 “괴롭다고 피해서는 안 되고 철저한 조사와 보상을 통해 훼손된 불교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으며 모든 불자들이 함께 힘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학 스님은 법난피해명예회복을 위해 앞으로 이 같은 간담회를 계속 진행해 더욱 심도 깊은 내용을 논의하고 자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전 총무원장 월주 스님, 총무부장 원학 스님, 심의위원 삼보 스님,허남오 위원, 조남진 위원, 윤원호 위원, 자문위원 주경 스님, 국회정각회장 최병국 의원, 부회장 강창일 의원, 허평환 자문위원, 안홍부 자문위원, 이근우 자문위원, 이춘호 자문위원, 안동일 자문위원, 실무위원 허동윤, 최원일, 권범선, 김영주, 지원단장 박충신 등2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