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불교언론 탄압 동조 발언’ 유감 성명 발표 및 공문 발송
한국불교언론인협회가 더불어민주당불자회 오영훈 회장의 ‘불교언론 탄압 동조 발언’에 유감을 표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불교언론인협회(회장 이재우, 이하 불언협)는 7일 성명을 발표해 “지난 4월 5일 더불어민주당의 공식기구 대표가 일부 매체만을 대상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정신을 훼손한 조계종 언론탄압에 동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오 회장에게 12일 정오까지 <불교닷컴>, <불교포커스> 두 매체를 해종언론으로 판단한 검토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불언협은 7일 이 같은 내용과 함께 불교계 특정 언론사만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경위 해명과 재발 방지 약속, 간담회에 배제된 모든 언론사 대상 기자간담회 개최를 요구하는 공문을 오 회장에게 발송했다.
한국불교언론인협회는 불교언론 자유 수호와 언론인 자질 향상 및 권익 옹호, 불교발전과 불법홍포 등을 위해 2016년 2월 26일 출범한 불교언론 단체다.
이하 성명 전문.
[성명서]
광화문 광장을 밝힌 촛불의 의미를 벌써 잊었는가!
헌법정신을 훼손한 조계종 언론탄압에 동조한 오영훈 더불어민주당불자회장은
전·현직 불교언론인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라.
대한불교조계종은 헌법 제21조에 명시한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해종언론’이라는 해괴한 용어를 동원해 교단권력을 비판·감시·견제하는 일부 불교계 언론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다. 부당한 종교권력에 맞서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불교계 인터넷언론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취재‧출입‧광고‧접속·접촉 금지 등, 이른바 ‘5금 조치’로 생존권마저 옥죈지 오늘로 521일째이다.
더불어민주당불자회장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은 헌법정신을 훼손한 것은 물론 ‘모든 존재는 평등하다’라고 설파한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까지 저버리고 비불교적인 언론 차별과 탄압 행위를 일삼는 부당한 종교권력의 요구에 동조했다. 이에 전·현직 불교계 언론인 모임인 한국불교언론인협회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
오영훈 회장은 지난 5일 불교계 일부 매체만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 기관지인 <불교신문>의 기자가 종단의 언론탄압 조치를 당연한 양 묻자 “종단의 조치를 존중한다”고 발언했다. 오 회장의 발언은 곧바로 기사로 작성돼 더불어민주당불자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조계종 집행부와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로 전달됐다. 특히 <불교신문>은 오 회장이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가) 왜 해종언론이 됐는가 싶어 이후 여러 자료를 검토하니 충분히 해종언론으로 규정할 만하다고 느꼈다.”고 발언했다며 이를 크게 부각시켰다.
이 발언이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대의자로서 민의에 봉사하며, 입법권을 부여받은 국회의원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더욱이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식기구 대표가 특정 종단의 압력에 굴복해 ‘언론탄압’이라는 헌법 위반 행위를 당연한 양 눈감아 버렸다. 차별 없는 세상을 가꿔야 할 불교종단이 벌이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말리기는커녕 동조한 것은 불자언론인들은 물론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오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를 비판해 온 더불어민주당(대표 추미애) 소속 국회의원이자, 부처님의 오계를 수지하는 불자 모임 대표자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이끈 광화문 광장의 1500만 개 촛불이 염원한 가치를 벌써 잊어버린 것인가. 정치권력에 집착해 거대 종단의 요구라면 헌법의 가치도, 국민의 염원도, 불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마저 저버리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오 회장은 더불어민주당불자회 창립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초청 대상에서 일부러 제외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오 회장은 본 협회 이재우 회장을 직접 만나 “언론사 차별은 있을 수 없다. 이는 당의 방침이고, 불교정신과도 어긋난다”며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특정 언론사만을 불러 조계종의 언론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해종언론’에 대한 대책을 “존중한다”고 발언한 것은 전·현직 불교언론인들은 물론 불자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다.
이 사태는 오 회장이 자초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불자회는 지난달 29일 국회도서관에서 정부 불교계 종무 종책 평가 및 차기 정부의 과제 구성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해 이미 발제자로 섭외된 서울대 우희종 교수를 ‘해종세력’이라며 배제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논의해 새로운 발제자를 섭외하면서 토론회는 범불교적인 행사로 확대됐다.
토론회에서 한 발제자는 “특정 종단의 중앙기구에 ‘변칙적’으로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두드러져 보인다”면서 편향적인 정책을 우려했다. 매우 의미 있는 문제 제기에 발끈한 조계종의 항의에 굴복한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당 불자회가 조계종 외에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다수의 불교종단을 뒷전으로 여기는 것을 방증한다. 오직 조계종만을 상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향후 집권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행태가 어떠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계종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탄압하고, 종단의 비상식적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일부 교계언론까지 해종세력으로 몰고도 그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오 회장은 “해종언론으로 규정할 만하다고 느꼈다”는 발언의 근거로 삼은 ‘여러 자료’가 무엇인지 공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난 5일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배경, 불교계 언론을 차별하는 이유, 당일 발언의 경위 등을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밝혀야 한다.
본 협회는 오는 12일 정오까지 적절한 답을 해 줄 것을 요구하며, 만약 답하지 않거나 미흡할 경우 이번 사태의 책임을 더불어민주당 불자회로 한정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예비후보에게도 물을 것임을 경고한다.
불기2561(2017)년 4월 7일
한국불교언론인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