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입장문 등기우편 발송 … “불교언론 탄압에 악용될 수 있어”

한국불교언론인협회가 조계종의 출입기자 등록 등의 규정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불교언론인협회(회장 이재우, 이하 불언협)는 11월 10일 조계종 총무원이 추진 중인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이하 규정안)’의 반대 입장문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고 11일 밝혔다.

불언협은 입장문에서 “규정안은 여러 독소 조항을 담고 있어 불교언론 탄압에 악용될 수 있으며, 종단 차원에서 불교언론을 통제·제한·감독하려는 의도로 만든 반언론적 ‘규정 제정안’”이라며, ‘규정 제정안’ 논의 즉각 중단과 기존 내규 폐기를 촉구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출입기자 등록제’의 내용들이 구체적이지 않아 자의적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종단에서 징계를 받아 제적 이상의 징계를 받았거나, 받은 적이 있는 자가 발행하거나 운영하는 언론사의 기자’란 규정에 따라 <불교저널>, <주간불교>의 출입기자 등록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불교 및 유사 조계종이 포함된 제호를 사용해 종단 소속기관 또는 종단의 공인을 받은 언론사로 오인될 수 있는 언론사의 기자’의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르면, <불교신문>을 제외하고 회사명에 ‘불교’가 들어간 언론사도 출입기자 등록이 제한될 수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조계종 총무원이 언론사별 출입기자 인원을 제한하고, 2년마다 언론사의 등록을 재검토할 수 있으며, 등록 취소 조항도 수두룩하다는 게 불언협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불언협은 ‘조계종 총무원의 허가 없이 취재원을 만날 수 없다’는 조항과 홍보국장이 출입기자단의 등록, 구성 운영에 관한 사항을 다룰 운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다는 조항은 언론사의 취재를 통제·제한하겠다는 의지라고 비판했다.

‘법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경우에도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에 대해서도 법원이 기사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게 아니기에 독소조항이라고 덧붙였다.

불언협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1년 이상 탄압한 것도 모자라 타언론사의 언로를 막으려는 조계종 총무원의 태도는 제5공화국의 철권통치(鐵拳統治)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조계종의 언론탄압은 표현의 자유를 압살할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반불교적인 작태로, 규정안 제정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내규 역시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본지 <미디어붓다>도 지난 11월 3일 조계종 총무원 홍보국에 이메일을 통해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 폐기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