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도산 태고종총무원장 집행유예 선고하며 ‘훈시’
“종단을 정상화하고 다음부터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

종단 분규 과정에서 폭력행위 등으로 구속됐던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도산 총무원장은 항소심 판결이 난 지난 8월 11일 오후부터 태고종 청사에 나와 총무원장 업무에 복귀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박인식)는 11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은 도산 스님에 대해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폭력사태에 연루됐던 총무부장 대각 스님과 비상대책위원회 호종국장 정호 스님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경감됐다. 앞서 1심에서 징역 1년2월을 선고 받은 비상대책위원장 종연스님은 항소를 하지 않아 계속 수감 중에 있다.

재판부는 “당시 사태의 심각성이나 여파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서로 가해자와 동시에 피해자인 점, 종단 정상화와 관련해 서로 합의한 점, 여러 신도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 한해 선처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들에게 “돌아가서 종단을 정상화하는데 합심해 노력하고 다음부터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며 “성직자로서 신도들과 사회에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산 스님의 석방에 따라 태고종 중앙종회도 이른 시일 내 임시회를 열어 종단 운영을 논의할 예정이다.

태고종 종단 분규는 지난해 1월 도산스님 집행부에 문제를 제기하며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청사를 기습 점거하며 촉발됐다. 도산스님 집행부는 2월 11일 다수의 인원을 동원해 청사를 재 점거했다가 하루 만에 퇴거했고, 이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총무원과 비대위는 성명전과 법적공방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종정 혜초스님이 직접 나서 총무원장 도산스님과 비대위원장 종연스님의 직위를 해제하고 승정 인곡스님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유시’를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 또한 종헌종법을 위배하는 조처라는 여론에 밀려 사태는 수습되지 않았다.

결국 도산스님과 종연스님은 청사 점거 과정에서 빚어진 폭력행위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두 스님은 지난 1일 대리인을 내세워 '종단화합과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두 스님에게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종교단체에서의 폭력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