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기암선원서, 영결식.다비식 27일 오전 10시 은해사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조실 혜인 스님(제주 약천사 회주, 사진)이 23일 오후 9시 20분 은해사 기기암선원에서 수선안거 중 원적에 들었다. 세수 75세, 법랍 62세.

혜인 스님은 1943년 제주도 남제주군 안덕면에서 출생, 13세 되던 해인 1956년 동화사에서 일타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62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제방 선원에서 안거 수선한 뒤 1971년 가야산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에서 매일 5천 배씩 200일 동안 절해 108만 배 기도를 성취했다.

해인사 교무국장, 제주 관음사 주지, 제주불교중흥회 회장, 대한불교조계종 계단위원 등을 지내고 뉴질랜드 수도 오클랜드에 환희정사를 창건했으며, 단양 광덕사에 백만불전 건립불사를 추진했다. 은해사 조실과 제주 약천사 회주 등을 맡아 왔다.

혜인 스님은 2014년 은해사 기기암 선원 입방 후 수행정진하던 중 같은 해 7월 간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으나 사전에 잡힌 대중과의 약속을 절대 어길 수 없다며 수술 후 불과 4일 만에 관악산 호압사에서 법문에 나서기도 했다.
 
은해사는 “혜인 스님이 참선하는 사람은 좌복 위에서 죽기를 서원해야 하고, 법사는 법상에서 숨을 거두겠다는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며 후학들에게 늘 귀감이 되고 부모은중경을 중심으로 불자들에게 신심과 효경심을 일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자들에게 일생 동안 단 한 사람 마음도 아프게 하지 말고, 절대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수행 정진을 간곡히 당부하고 조용히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면서 사바의 인연을 접었다”고 전했다.

스님은 “길 없는 곳에서 참 생명의 길을 만들어 내며(無路之處孵真命)/무시무종으로 이 법에서(無始無從於此法)/ 지옥 천당을 건설하고 혹 쳐부수기도 하면서(或建或破天堂獄)/당당히 대 우주의 주인공이 되나니(是以凜騰三界主)//결코 마르지 않는 샘을 발견하지 못하면(若沒尋覓甘泉則)/여의주의 주인이 되지 못하리라!(與摩尼主隔千丈!)/이뭣고?(是什麼)”란 임종게를 남겼다.

스님의 저서로는 《신심》,  《원력》 , 《행복을 여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으며, 육성법문으로  ‘범망경 보살계법문’, ‘칠월백중법문’, ‘행복을 열어주는 요일법문’, ‘부모은중경법문’, ‘혜인스님 생활법문’ 등이 있다.

분향소는 영천 은해사 중악관(템플스테이관)과 제주 약천사에 마련됐으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27일 오전 10시 은해사 중악관(템플스테이관)과 연화대에서 봉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