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1일 한반도평화통일불교실천기획단 토론회서
남북 간 교류가 완전히 단절된 가운데 현 대치 국면의 해법은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는 무시 전략 수정과 남북위기 상황과 대화 재개를 위한 남북의 핫트라인 설치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3월 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통일불교실천기획단(단장 법응 스님) 주최 상반기 토론회에서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사진)로부터 나왔다.
이서행 교수는 이날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우리의 대처’란 제하의 발제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만 따르고 대화협상의 길이 막히면 한반도 안보문제는 장기간 불투명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등 대북제재 선봉에 섰으나 이는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결속과 핵무장의 정당화를 이끌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서방의 이란 제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과 유럽이 지속적으로 협상안을 이란에 제시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목적이라면 제재와 동시에 북한이 협상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 간의 문제라면서 한반도 정전체제의 대체와 평화체제의 구축은 남북한 당사자 간에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한국의 기본시각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선언에 대해서는 “미국이 원하는 전략적 목적을 위해 우리가 발 벗고 나선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는 미국의 동북아 지역 MD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수단임에도 우리가 북한 위협용이라며 미국이 설득해야 할 중국의 반발을 우리 몫으로 가져와 중국의 연속적 협박을 온몸으로 대신 받아내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에 “주권국의 안보 차원에서 외교의 지혜로 풀어가야지 중미힘겨루기나 조선조 때 조공회귀 차원으로 가는 종속적 방법론에 마지노선을 분명히 긋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동맹관계와 주변국 관계를 전략적으로 조화시켜 우국익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안보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면서 균형적 참여를 통한 실용적 국익외교를 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북 핵 억제를 위해 한국은 독자적 핵무기개발보다는 평화협정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자극적 괴멸이나 붕괴시킨다는 용어를 삼가고 굳건한 안보태세와 평화통일을 준비하면서 장기간 국제적 제재로 북한 정권의 필멸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론자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 시 대북제재 해제는 필수 요건이 됨에 따라 대북제재 유지와 북한 붕괴 기다리기는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국민적 압박과 요구로 현 정부에 대북정책을 비롯한 대외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민주적 선거로 심판하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