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스님이 진행하는 버라이어티 시사·정보·소통 프로그램이 떴다.
선상신 사장 취임과 함께 의욕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개편한 불교방송이 내놓은 새 기획 중에 단연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 <세상만사 참견 프로젝트 ‘자용스님의 최고의 하루’>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11시부터 12시까지 심야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통상 심야방송은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확~’ 깨뜨렸다. 불교방송에서 오랜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자용 스님과 한지윤 PD, 이은주 작가가 머리를 맞대고 짜낸 프로그램이기에 시작한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청취자들로부터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심야 방송의 매너리즘을 선적(禪的) 역발상으로 한 방에 날려버린 과감한 변화의 시도가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사실 밤 11~12시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인구의 절대다수가 살고 있는 대도시에서는 잠자는 시간이 아닌지 이미 오래된 것이 현실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파고든 것이다.
지난 12월 7일부터 방송된 ‘자용 스님의 최고의 하루’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현상 전반을 전문가를 통해 들어보면서 불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라는 기존 프로그램 틀을 벗어나, 철저하게 청취자와 서민을 대변하는 시각에서 진행한다. 특히 진행자가 스님, 그것도 비구니 스님이라는 부분을 적극 활용해 현실 속에서 겪는 중생의 아픔을 불교적 시각에서 지적하고 풍자함으로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본다는 기획의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10일(목) ‘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주제로 진행된 방송에서는 평창올림픽 준비를 최전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직접 출연해 인터뷰를 가졌다. 현직 도지사를 심야 방송에서 인터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어린이 포교의 신화를 일군 자용 스님의 개인 역량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캐나다 캘거리(198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에 있는 이주한 리포터를 연결해 생생한 정보를 전달했다.
불교방송과 함께 해온 베테랑 진행자 자용스님.
스님의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청취자들의 반응이 뜨거울 것은 불문가지.
“지금곡 원곡이 마릴린 맨슨이 부른 거 였죠? 노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네요. 개인적으론 맨슨 형님이 부른 게 더 좋은 거 겉아요. ㅋ” [3146] 12-14 23:05:08
“안녕하세요. 늦은 밤 스님의 고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스님 신청곡두 가능한가요,? 이미자씨의 섬마을선생님을 청해봅니다 오늘하루도 최고의 하루였습니다. 언제나 늘 감사합니다♡” [4277] 12-14 23:03:04
“나를 잠 못자게 하는 평창공주님!! 기다리는 이틀 동안 꽤나 지루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로 최고의 하루를 마무리해 주실지…” [5323] 12-14 23:02:56
“유후~,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시작하는군요” [3146]
“최고의 하루에 나오시는 분들은 목소리가 다 짱짱입니다. 쉰 목소리도 하루 초대해주세욤. ㅎㅎ” [3142] 12-14 23:16:48
“주말에도 스님 목소리 듣고 싶었어요~. 오늘도 졸린 눈을 비벼가면서 기다리고 있었네요~, 조금일찍 하셨으면 좋겠네요~^” [2739] 12-14 23:16:41
“오늘도 생방이신가요? 별은 보이지 않지만 스님 음성에 반짝이는 밤입니다~^^” [4408] 12-14 23:16:28
“스님, 안녕하세요? 한 시간 전에 퇴근해서 금강경 사경하며 함께합니다. 새롭게 구한 직장이 너~무 힘들어서 최고의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최고의 하루로 이끄시는 자용스님께 응원의 합장 올립니다. 관세음보살~()” [2359] 12-14 23:15:43
“오늘도출석합니다. 비가 내리는 늦은 밤이지만 최고의 방송이 있어 기분 좋은 하루의 마무리입니다. 항상 좋은 방송 감사드리며 잘 듣고 있습니다.” [2953] 12-14 23:15:05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와서 맘이 울적했는데 최고의 하루 자용스님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싸~~악 잠까지 달아났다. ㅠㅠ” [3142] 12-14 23:12:46
“비가 와서 그런지 기분이 따운이였는데 최고의 하루를 들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네요~^ 오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선희의 인연이라는 노래를 듣고 싶은데 신청해도될까요~?? 부탁드릴께요” [8123] 12-14 23:11:50
날이 갈수록 청취자 호응의 열기가 거세져 간다. 고민, 넋두리, 애교, 칭찬 등 내용도 다양하다. 처음에는 청취자의 반응이 서울 등 수도권과 자용 스님이 활동하는 강원도 지역이었다가, 불과 며칠 만에 울산, 부산, 광주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자용 스님의 최고의 하루’가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뜨거운 호응과 함께 시쳇말로 ‘뜨는’ 이유가 있다. 장기간 호흡을 맞춰온 한지윤 PD와 이은주 작가가 자용 스님과 함께 밤을 새워가며 준비한 철저한 프로그램 구성이 가장 큰 이유다.
‘자용 스님의 최고의 하루’에는 매일 방송 코너로 ‘세상을 보는 지혜를 키운다! 세상 돋보기’(리포터: 양성환, 주소연)가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 별스런 일들로 가득한 세상 속을 다양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며 살아가는 지혜를 키워보는 시간이다.
‘평창공주의 사문유관!’도 흥미를 끌어 모으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문을 열고 유심~히 관찰해 보는 순서다. ‘발칙한 경제’(월요일 이상석 교수), ‘소통의 법칙’(화요일 김성수 대중평론가), ‘뿌리 깊은 우리가락’(수요일 국악인 남상일), ‘목요일에 만나요~,이슈 & 사람’(매주 섭외), ‘칭찬이 마음을 살린다’(금요일) 등이 촘촘하게 알토란같은 내용과 함께 진행된다.
또한 매일 코너로 ‘자용이 이르샤~ 옛말 그른 거 하나 없다~’가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로 급부상 중이다. ‘무릎을 치게 하는 한 마디!’ 즉 속담, 조사어록, 맹자, 공자 등 시대의 선지식과 선조들의 가르침을 배워보는 시간으로 청취자들에게 마치 압정으로 꾹 눌린 듯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시간이다.
불교방송 개국과 함께 장수 프로그램 ‘룸비니 동산’을 25년 가까이 진행해온 베테랑 방송인 자용 스님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제작진이 만들어낸 불교방송 심야 프로그램의 인기가 어디까지, 또 언제까지 고공행진을 해나갈까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