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태고종 영산재보존회(이하 보존회)에서는 지난 10월 16일 세계무형문화유산인 영산재를 태국 방콕에 위치한 람인트라 마을에서 봉행 했다.

이번 영산재는 6.25 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군을 파병했던 태국 군의 희생자를 위령하는 행사로 보존회에서는 불교국가이기도한 태국을 우선 선정하여 보은의 행사를 봉행했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에 참전해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 태국에서 열린이날 위령재에는 태국 국방부 관계자를 비롯해 참전용사 2백여 명이 참석해 보존회 회원들을 환호와 함께 환영했다.

한국전에 참전한 태국군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극락왕생을 바라는 영산재를 봉행한 후 참석한 참전용사 유가족들에게 위문품과 성금을 전달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행사에 임한 보존회 회원을 대표하여 회장 선암 스님(봉원사주지)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전쟁은 대한민국 역사 중 가장 큰 불행이었으며 동시에 냉전의 극점에서 발발한 전쟁으로서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전쟁”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의지로 16개국이 참전했으며 참전 용사들의 거룩한 희생으로 한반도에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게 되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스님은 “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으로 이 행사는 매년 1개국씩 16개국을 방문하여 참전용사 위령 천도재를 지낼 계획”이라며 “인류 평화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뜻을 전달하고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 유산인 영산재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선암 스님은 “대한민국에 전쟁이 나자 다른 어떤 국가보다 빠르게 파병을 결정한 태국을 방문한 것은 전쟁에 희생된 용사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생존용사들을 만나 그들의 헌신에 감사드리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람인트라 지역 참전용사 분주 분마니 촌장은 “방문을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고 뜨겁게 환영한다”며 “60년 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을 비교하면 많은 것이 변하였고 태국 군인으로써 태국 사람으로서 굉장히 기쁘고 자랑스러우며, 오늘 전쟁 당시 돌아가신 태국 군인들과 그분들의 가족들에게 행사를 하는 것이 아주 명예로우며 중요한 시간”이라고 화답했다.

분마니 촌장은 이어 “저를 포함한 여기모인 모두는 진실과 선을 믿는 불교신자”라며 “부처님의 힘이 담긴 글과 말씀을 통해 모두가 행복을 느끼며 또한 이로 인해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영산재는 법수 스님의 홍고로 이어졌고, 경민 스님의 법고와 비구니스님들의 향화게는 태국의 작렬하는 태양을 삼키는 열정 속에서 감동을 내뿜으며 봉행됐다.

람인트라의 참전용사 마을은 유엔의 개발자금과 태국 보훈처의 지원으로 조성되었으며 한국참전 용사 중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199가구를 분양해 지금은 53가구가 살고 있다. 한국전 4개월 만에 치열한 전투의 최전선에서 1천4백91명이 투입되었고, 전쟁 중 육해공군을 6천326명 파견하여 이 가운데 136명이 전사하고 1천2백 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