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에 현수막 시위를 통해 용주사 문제를 알린 20일 비대위의 활동 모습.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범계 의혹과 관련, 용주사 신도들이 비대위와 신도회를 중심으로 각자 다른 노선을 펼치고 있다. 비대위는 신도들에게 성월 스님 출송까지 신도들과 연대해 정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총신도회는 비대위의 행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화합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스님 산문출송 신도 비상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장명순, 이하 비대위)는 9월 21일 '용주사 신도분들께 드리는 글'이란 제하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이날 호소문에서 "자랑스러운 역사와 수행가풍에서 최근 주지 성월 스님의 각종 금품 수매 의혹과 범계 행위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정화불사 비상대책위 구성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비대위 구성 배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총무원은 돈 선거나 범계 문제에 대해 호법부를 동원, 현 주지와 함께 전강문도회 임시총회를 막는 등으로 현 주지를 비호하고 있으며 종무소 측에서도 대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9월 13일 성월 주지의 의혹 규명과 청정도량 수호 법회 역시 끝까지 평화적으로 수호했다면서 앞으로 청정 교단을 염원하는 단체와 신도들과 연대해 정화불사에 뜻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호소문을 통해 "용주사는 스님들만의 소유물도, 은처승의 전유물도 아닌 도반의 소중한 삼보정재이자 수행의 청정도량"이라면서 "주인인 신도들이 나서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향후 성월 스님의 산문 출송까지 폭력과 반불교적 행태를 보이지 않고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대위는 9월 20일 대구 갓바위와 동화사에서 성월 스님의 퇴진을 위한 전국확산 운동을 전개해 참배객에게 전단 2천장을 배포하고, 도보산행과 현수막 시위를 병행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현 주지가 퇴출될 때까지 릴레이 시위와 전국 확산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21일 용주사 입구에 릴레이시위 현장 사무소를 개소했다.

갓바위 참배객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하며 용주사 문제를 알리고 있는 비대위 모습.

반면 용주사 신도회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총신도회는 18일 입장문을 발표해 "각자 이해 관계에 빠진 일부 스님들과 몇 분의 용주사 신도들, 불교화합을 저해하는 재가연대가 9월 13일 초하루 법회 날 큰스님께서 법문을 하시고 계신 가운데 법당 앞에서 신도들의 분열을 조장하고 기도정진을 방해하는 불법집회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는 신도님들의 기도와 법회를 방해하는 이들에게서 용주사 기도도량을 지키고자 제2교구 총신도회가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도 간 화합을 저해하는 용주사 도량 내에서의 불법집회를 자제해 달라"면서 "이 사태가 원만히 회향 될 때까지 화합하며 불은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기도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일석 신도회장은 21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의 문화재인 공찰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스님 문제는 종법에 따라서 종단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신도가 나설 문제가 아니며, 신도들은 신도로서의 해야 할 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비대위 측에 "불평불만이 있으면 언론과 모든 국민이 함께 하는 공청회를 열어 가부를 가려보자"면서 "스님 대신 내가 나갈 테니 나를 설득시켜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