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동국대학교의 이사회가 사립학교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7월 24일 오후 1시 서울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동국대학교 이사회 결의에 대한 교육부의 성실 감사 촉구 기자회견’<사진>을 개최한 동국대학교 제47대 총학생회(회장 최광백)와 제31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회장 최장훈)에 의해 제기됐다.

이들 학생회는 기자회견장에서 “지난해와 올해 초 교육부는 두 차례에 걸쳐 학교법인에 사립학교 법에 위배되는 조항인 ‘개방이사 수’와 관련한 정관 개정을 요구했으나, 이사회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2인의 이사를 선임하는 등 사립학교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 학생회는 현 총장 보광 스님을 징계하는 내용의 안건에 대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안건을 기각, 폐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표절 논란에 휩싸인 보광 스님의 표절 징계는 사실상 없어진 셈이다.
 
이들 학생들은 ‘교육부의 책임감 있고 적극적인 감사를 촉구한다’란 제하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6월 30일 제292회 이사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이사들의 후임으로 지홍․호성 스님을 선임했으나, 이는 사립학교법상의 개방이사에 관한 규정에 위반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규정 위반이라고 제시하는 근거는 사립학교법 14조와 동국대 정관 22조 2항, 24조 2항이다. 사립학교법 14조에 따르면 이사 정수의 4분의 1 이상은 추천위원회가 2배수 추천한 인사 중에서 선임해야 하는 ‘개방이사’로 두어야 한다. 동국대 정관 22조 2항에서 13인의 이사 중 4인을 개방이사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학생회는 “그럼에도 정관 제24조 제2항에 따라 ‘재적 승려 9인’과 ‘대학의 장’이 이사가 돼 이사 정원 13인 중 개방이사는 구조적으로 3인에 불과하게 된다”면서 “이는 정관 내 조항들끼리 명시하는 개방이사 수가 엇맞는 모순과 함께 개방이사를 3명밖에 선임할 수 없게 만들어 사립학교법을 자동적으로 위배하게 되는 정관”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광 스님 징계 건에 대해서는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재심의까지 거쳐 최종적으로 확인된 사안을 이사회에서 멋대로 파기한 사실 역시 큰 문제이며, 교육부의 철저한 감사를 받아 마땅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

최광백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사회 학교 당국에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안 보여 감사를 청구하려는 것”이라면서 “이사회는 보광 스님 해당 논문이 작성된 때가 3년이 지났으므로 시효가 만료되었다고 하는데, 동국대는 논문을 표절하고도 3년만 지나면 교수든 총장이든 될 수 있는 학교냐”고 지적했다.

박문수 문과대 학생회장은 “이번 동국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학생들의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학생회는 지금이라도 동국대의 비정상적 이사회 과정을 교육부가 감사해야 한다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약칭 ‘민변’)의 법률 자문을 받아 이사회에 대한 감사 청구서를 세종시 교육부로 우편 전송하고, 상지대 총학생회와 공동으로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인사무처 박현식 총무부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립학교법 위반이 아니라 엄연히 교육부에서 조건부 승인을 해준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현재 재적이사가 9명이기 때문에 정관 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의결 정족수가 9명이 돼야 하며 단 1명만이라도 다른 생각이 가지면 변경이 되지 않아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의결이 안 되고 보류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9명의 이사로는 사실상 개정이 되지 않기에 교육부에 이사들을 충원할 수 있게 정관 변경을 하고, 현재 공석인 개방이사 2명을 충원하겠다고 조건부 승인 신청을 한 상태로 이를 교육부가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학교법인은 9월 22일까지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교육부에 감사청구를 했다고 해도 교육부가 조건부 승인을 한 상태이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