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기간제라고 차별합니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비정규직 교사 2명이 기간제란 이유로 순직인정 심사조차 받지 못한 가운데 조계종 노동위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혁신처의 재심의를 촉구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원장 혜용 스님, 이하 노동위)는 7월 14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4,16연대, 장그래살리기 운동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 순직인정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
이날 기자회견은 세월호 사고로 희생한 단원고 기간제 교사 고 김초원(당시 26세), 이지혜(당시 31세)씨 유족들이 낸 순직신청이 반려됨에 따라 부당성을 알리고 재심의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에 따라 공무원에 해당된다”면서 “공무원연금의 가입 여부는 순직인정 요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기간제 교사 역사 공무원연금에 가입돼야 함에도 정부는 기간제 교사를 산재보험에 가입시켰다”면서 “정부가 저지른 잘못을 왜 기간제 교사가 떠안고 희생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정부가 기간제 교원에 대한 차별을 없애려고 한 점과 법원에서도 교육공무원이라는 점을 확인시킨 점을 들며 기간제 교사란 이유만으로 순직 서류를 심의조차 하지 않은 인사혁신처의 회신 철회와 재심의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국 변호사는 “세월호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거부한 행태는 해당 서류 심사를 반려한 인사혁신처 공무원의 직무유기”라면서 성실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담당자의 징계와 두 교사의 순직 인정 재심의를 촉구했다.
단원고 김덕영 교사는 정부에 “죽음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놓고 볼 것이 아니라 교사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책임지려했던 모습을 지켜보고 심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성영 공주대 민주동문회 부회장은 “숭고한 두 교사의 희생에도 순직이 인정되지 않아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순직을 인정할 때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와 고 이지혜 교사의 아버지 이종락 씨도 발언을 통해 “세월호 사태는 비상식적으로 일어났음에도 정부는 이 문제를 상식적으로 풀려고 한다. 죽음마저 비정규직으로 차별하느냐”며 부당한 처사에 억울한 한을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직후 두 교사의 순직을 인정해달라는 국민 9만222명의 서명지를 들고 정부종합청사 인사혁신처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이어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조계종 노동위 노동위원 도철 스님, 최종진, 권승복, 황애자, 박문진 씨와 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이종락 씨가 두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천배기도를 올렸다.
양한웅 조계종 노동위 집행위원장은 “순직 불인정은 정부가 비정규직에 갑질하는 행태”라면서 “앞으로 조계종 노동위 등 종교계가 합동으로 오체투지나 합동기도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노동위가 속한 대책위는 앞으로 두 교사의 순직 인정 서명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펼쳐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