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인 5월 25일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2만여 사찰이 봉축 법요식을 봉행하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되새겼다. 

서울 조계사(주지 원명 스님)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 봉축 법요식<사진>은 1만여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관불, 마정수기, 헌촉, 헌향, 헌다, 헌화, 봉축사, 대통령 봉축 메시지, 법어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법요식에는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종회 의장 성문 스님을 비롯한 종단 대표자와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등 이웃종교 대표가 참석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종회의장 성문 스님이 아기부처님의 몸을 씻는 관불의식을 행하고 있다.

또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서울시 박원순 시장,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정의당 천호선 대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와 카만싱라마 주한네팔대사, 찰스 존헤이 주한영국대사, 티싸 위제라트네 주한스리랑카대사 등 주한외교사절도 참석했다.

특히 전명선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 성소수자를 대표해 김조광수 감독, 노동자를 대표해 유흥희 기륭전자 분회장 등도 초청받아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이 대독한 봉축법어에서 “사바에 서광이 처음 깃든 오늘은 부처님께서 강탄하신 날”이라면서 “나를 위한 등이기보다는 한반도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고, 모든 이웃의 아픔을 같이하고 유주무주 영령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등을 밝혀 부처님 오시는 길을 아름다운 등으로 장엄하자”고 설했다. 
 
 

봉축사하고 있는 자승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사에서 “이제 세계는 남북과 동서가 따로 없이 지구촌 모든 나라의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라면서 “최근 큰 슬픔에 처해있는 네팔 국민들이 절망에서 일어나도록 온 마음을 모으고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향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승 스님은 또 △서로 존중․배려하는 사회 △아이들이 경쟁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부모 △아픈 가슴을 보듬는 자애롭고 따뜻한 지도자가 많은 사회를 기원했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를 맞아 “남북이 서로 대립하고 살아온 70년의 세월은 너무나 큰 아픔”이라면서 “스스로가 하나 되고자 하는 일심(一心)으로, 서로간의 대화와 교류를 통한, 신뢰를 쌓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계종은 이날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부대중들의 서원을 모은 남북공동발원문을 발표했다. 지난 1997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부처님오신날 발표해 온 남북공동발원문은 2012년 이후 중단된 지 4년 만에 발표돼 의미를 더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은 남북공동발원문 낭독을 통해 “조국통일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민족지상의 과제”라며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실천이 곧 자타불이이고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화합하는 길이며 평화와 번영에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들은 분단의 비극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남과 북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기 위해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들을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법등으로 삼고 그 실천행에 용맹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신 읽은 봉축메시지에서 “경제 재도약과 국가 혁신을 완수하고, 국민 행복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불교계와 불자 여러분이 부처님께서 주신 자비와 평화, 겸손과 화해의 가르침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밝은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원력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조계종은 이날 행사에서 정연만 환경부 차관, 김현집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 사령관, 구본일 불교TV 대표이사 등에게 불자대상을 시상했다. <관련 기사 있음,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