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봉당 석산 대종사 영결식이 3월 1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법사 극락전에서 봉행됐다.

만일염불회 계보를 잇는 한국불교의 마지막 어산장 지봉당 석산 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이 3월 1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법사 극락전과 연화대에서 대한불교(재)선학원 재단장으로 엄수됐다.

극락전에서 명종 5타에 이어 선학원 교무이사 한북 스님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영결식은 삼귀의례, 헌다·헌향, 행장소개(선학원 감사 원명 스님), 영결사, 추도입정, 영결법어, 조사, 추모의 노래, 영결법요, 분향 및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원로의원 인환 스님은 영결법어에서 “오래 주석하시던 정법사에서 법랍 78세를 마치고 출상 다비에 즈음해 상좌 법진 등 문중 권속과 평소 인연을 맺은 사부대중이 스님의 높은 덕을 기리기 위해 향과 꽃 공양을 올리며 장례의 예를 갖추고 있다”며 “한 생각도 얻지 말고 마음의 근원을 명백히 하여 이 도량을 떠남에 있어 여러 공양과 공덕을 듬뿍 받으시고 생전의 묵은 빚을 말끔히 없애 정각의 깨달음을 증득하시라”고 설했다.

이에 앞서 장의위원장 송운 스님(선학원 총무이사)은 영결사에서 “도솔천 세계의 소리를 옮겨온 것 같았던 큰스님의 염불을 다시 들을 수는 없지만 큰스님의 법성(法聲)이 남아 있는 곳곳마다 우리 대중은 귀의심을 더욱 키워 스님을 그리워할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육신을 거두어 자재한 세계에 들어가는 스님에게 인사드립니다. 훨훨 날아가소서. 생전의 유지와 덕화는 그대로 두시고 빈 손 빈 몸으로 거리낌 없이 자유로이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동국대 이사 영담 스님(석림동문회장)의 조사에 이어 장의부위원장 철오 스님(선학원 교육이사)은 조사를 통해 “오욕으로 활활 타는 이 화택세계에서 대종사의 가르침이 있어 우리 대중은 법륜이 이끄는 수레에 오를 수 있었다.”면서 “적멸의 그 자리에 청정한 향 사르어 올리니 이제 세연의 무거운 짐을 벗어놓고 무애도인으로서 대자유의 경지를 맘껏 누리시라”고 추도했다.

이어 인천보각선원합창단(지휘 오승희)이 추모의 노래 두 곡을 영전에 바친 뒤 어산장 동주 스님의 집전으로 영결법요가 진행됐다. 영결법요가 진행되는 동안 문도대표의 헌다와 내빈들의 분향 및 헌화가 이루어졌다.

이날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문도대표 인사말을 통해 “은사스님의 마지막 이별의식인 영결식에 동참해주신 사부대중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스님의 한평생은 참 재미없는 삶을 사신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1980년대 인도성지 순례를 다녀온 것을 제외하곤 산문 밖에 나간 적이 없이 새벽 일찍 일어나 독경과 사경으로 평생을 사셨다”고 회고했다. 스님은 “입적하기 며칠 전 손상좌를 불러 500만원이 든 통장을 남겼다. 사바세계에 남긴 업을 닦는 자량(資糧)으로 써달라고 했다”며 “부끄러울 만큼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고 밝혔다.

영결식에 이어 석산 대종사의 법구가 다비장으로 이운됐다. 인로왕번을 선두로 명정과 삼신불번 오방불번 위패 영정이 차례로 나아갔고 그 뒤로 법구를 든 손상좌들과 문도, 스님들, 50여 개의 만장을 든 신도들이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뒤를 따랐다.

법구는 정법사 대웅전을 세 바퀴 돌고 이어 석산 대종사가 주석했던 조실채 지봉당을 거쳐 다비장이 설치된 대웅전 뒤 연화대로 이운돼 다비됐다.

한편 석산 대종사 49재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정법사 극락전에서 봉행된다.

19일 지봉당 석산 대종사 영결식이 끝난 뒤 스님의 법구가 서울 성북구 정법사 경내를 돌아 다비장인 연화대로 이운되고 있다.

19일 서울 성북구 정법사에서 봉행된 지봉당 석산 대종사 다비식에서 상좌 법진 스님을 비롯한 문도와 스님들이 점화된 다비장의 연화대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