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됐던 동국대 총동창회가 통합의 물꼬를 텄다.
 
박종윤 회장은 4일 오전 동창회 상임위원 10명과 함께 원용선 회장이 머무는 종로구 관훈동 백상빌딩 총동창회사무실을 방문해 통합에 관한 자신의 의지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총동창회가 둘로 나뉜 지 1년이 지났다. 모교가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내가 스스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했고 마음을 굳혔다”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박 회장은 작년 3월 총동창회고문단의 회장추대위가 열리던 때로 돌아가 고문단이 총동창회장을 다시 뽑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소송 결과에 관계없이 통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며, 차기 회장 후보 선출 시점에 모든 소송을 취하하자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또 총동창회 회보 통합 발행, 사무실 통합, 사무국 조직 차기회장에 일임 등도 제안했다.

박 회장은 “모교인 동국대와 총동창회 발전만을 고민해 소신껏 제안한 것이니 만큼 진심을 헤아려 달라. 큰 절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용선 회장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신성인의 말을 하신 선배님께 감사드린다.”면서 “학교와 동창회가 잘되자는데 어느 동문이 무슨 욕심이 있겠느냐”고 화답했다.

원 회장은 이어 “오늘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우리 모두가 책임을 져야할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화를 나눠 조율하면서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이운영 동국대살리기비상대책위원장은 총장선출 문제와 관련한 최근의 활동 상황을 보고한 뒤 “동문회 통합으로 25만 동문이 하나가 돼 학교 정상화와 발전에 매진하자”고 말했다.

이날 두 회장이 만나는 자리에는 동문 40여 명이 동참해 상황을 지켜봤으며, 일부 동문은 박 회장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문들 대다수는 박 회장의 제안으로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는 박 회장이 신당동 사무실을 폐쇄하고 다음 주 수요일부터 백상빌딩으로 와야 한다는 등의 여러 제안이 나왔으나 세부 사안들은 양측 실무진에서 이른 시일 안에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