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가 다니는 서울 모습, 한강에서의 스케이트, 비행기와 탱크가 등장하는 전쟁 장면, 통감부 모습.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상이 수륙재와 같은 의식의 장면을 담은 불화인 감로왕도에 담겼다. 일제강점기 암울한 사회를 배경으로 한 근대기 불화 ‘흥천사 감로왕도(1939)’에서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화범 스님, 이하 박물관)은 4월 12일까지 ‘불화에 담긴 근대의 풍경과 사람들’을 통해 흥천사 감로왕도를 특별공개한다. 흥천사 감로왕도는 아래쪽 31가지 구획에 각각 당시 풍경과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고 있어 시대상이 반영된 ‘모던 불화’로 불리고 있다. 박물관 측은 “불화에 담긴 풍경과 사람들은 근대의 새로운 생활패턴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면서 “근대와 현대를 이어주는 색다른 자료”라고 설명했다.
흥천사감로왕도 일부. 당시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또 박물관은 같은 기간 ‘2015 금석문 탁본전 , 경상북도Ⅰ’ 테마전을 개최한다. 지난해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진행해 온 ‘전국 금석문 탁본 조사사업’ 결과물 40여 점 중 경북지역 중요 금석문 탁본 9점을 공개하는 자리다. 울진 봉평리 신라비 탁본을 비롯, 칠곡 선봉사 대각국사비 탁본 등이 선보인다.
박물관은 “국내 전통 방식으로 만든 한지와 비단을 이용한 탁본으로 우리나라 금석문의 예술성과 역사 기록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전시에는 보물 8건 등 성보문화재 91점이 함께 전시된다.
박물관은 올해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한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문화재 보존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다량소장처에 인력과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탁본유물 구축 및 보고서 제작을 비롯, 종단 고승대덕의 소장품 수집, 사찰의 유물 위탁관리 등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각국사비 탁본(왼쪽)과 울진 봉평리 신라비 탁본(오른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