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우리말 반야심경’, ‘법구경’ 불교음반을 낸 뒤 출가해 선방 수행해 왔던 수월 스님<사진>이 지난해 부산에 이어 서울 무대에 선다. 서울에서 콘서트 무대에 서는 것은 30년 만이다.

BBS 부산불교방송 라디오 ‘물같이 바람같이’ 진행자 수월 스님은 오는 4월 8일 오후 7시 서울 KBS홀에서 서울 광림사(주지 해성 스님) 주최 ‘수월 스님의 반야심경 콘서트 천재일우(千載一遇)’ 무대에 오른다.

출가 전 음반 ‘우리말 반야심경(1984)’과 ‘진리의 말씀 법구경’(1985), ‘오소라’(1986)를 내며 무대에 선 후 30년 만에 서울 무대에 오르는 자리다.

스님은 출가 후 범어사 대성암, 해인사 보현암, 보덕사 등 제방선원에서 10년 간 참선 수행에만 정진하다 2013년 ‘물같이 바람같이’ 음반 발표를 시작으로 음악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수월 스님은 2월 4일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년 간 선방 생활이 익숙해졌지만 나태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중 2년 전 안거 후 포행 시 산천초목이 저를 향해 ‘반야심경을 불러 달라’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불교음악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5일 부산 콘서트를 시작으로 이번이 스님의 두 번째 콘서트이기도 하지만 서울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월 스님은 “30년만의 공연이라 부담되긴 하지만 ‘천재일우(千載一遇.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라는 제목을 달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학원(일본 쯔꾸바대학 대학원)에서 장애자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기에 장애인들에 관심이 많다”면서 “서울 공연은 부산과 달리 시각장애우 100여 명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콘서트에서 수월 스님은 ‘예경제불가’를 비롯해 ‘백년을 살지라도’, ‘발원문’, ‘그 누가’, ‘오소라’, ‘작은 집시’, ‘부처님 마음’ 등 7곡을 부른다.

이와 더불어 경남도 무형문화제 제9호 판소리 수궁가를 이수한 박성진 소리꾼이 수월 스님이 번역․각색한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을 판소리로 부른다. 피아노 반주와 고수의 장단이 어우러지는 퓨전 음악으로 선보인다.

이외에도 대한불교소년소녀합창단과  ‘Fall In Guitar Ensemble’, BTN 남성중창단이 출연해 찬불가 및 우리말 반야심경을 수월 스님과 함께 부른다.

특히 만해 한용운 스님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님의 침묵’ 중 출가와 득도 장면도 함께 선보인다. 배우 임요셉, 정태준, 김민지 씨가 10~15분 가량 열연한다.

스님은 “저는 사찰 불사를 해 본 적이 없지만, 제 능력껏 부처님 말씀을 널리 전파하는 것이 불사라고 생각한다”면서 “30년 전에 비해 음향 기술 등이 발전된 만큼 서울 콘서트를 잘 치른 뒤 타 지역에서 공연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회의 말씀은 금방 잊혀지지만, 음악은 오래 남는다”는 스님은 앞으로 “부처님 말씀을 전달하는 포교사 역할로서 찬불가를 부르고 싶다”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찬불가 음반을 내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수월 스님은 서울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쯔꾸바대학원에서 자폐증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음악활동을 해오다 돌연 해인사로 출가, 4년의 강원 과정을 마친 후 비구계를 받은 후 범어사 대성암을 첫 절로 해인사, 보현암, 보덕사, 불영사, 위봉사, 내원사, 원효사 등에서 10년 간 참선수행해왔다. 현재 부산 백석사에서 도심 포교에 힘쓰며 부산BBS에서 ‘물같이 바람같이’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월 스님의 반야심경 콘서트 티켓은 내주부터 인터파크에서 판매에 들어간다.

문의 02-2644-8968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천재일우 콘서트에서 수월 스님이 어린이 합창단원들과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