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순 씨의 '부채난등'이 불교지화장엄전승회 회원전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불교지화장엄전승회(회장 정명 스님, 이하 전승회)는 12월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제3회 불교지화장엄전승회 회원전 ‘꽃 자연으로 물들다’ 개막식을 열고, 수상자를 발표․시상했다.

이날 전승회 대상은 정의순 씨의 '부채난등'이 차지했다. '부채난등'은 우리 한자에 포도, 오미자, 시금치 등 7가지 천연 염료로 물들여 불단을 장엄하는 지화 전통의 미를 살리면서 단아한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 수상자 정의순 씨가 조계종 문화부장 혜일 스님으로부터 대상을 수여받은 뒤 웃으며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최우수상은 이순희 씨의 '비천', 김선희 씨의 '소원', 이제옥 씨의 '국화'가 선정됐다. 우수상은 박영숙 씨의 니르바나', 최현숙 씨의 '부채난등', 고영선 씨의 '금강'이 각각 뽑혔다. '게으름(김현서)'을 비롯, '염화미소(신은경)', '육바라밀(김효례)', '기도(최경자)'도 각각 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개막한 회원전에는 수상작을 비롯한 회원들의 작품 30점이 전시됐으며 김태연․이송자 작가 초대전과 전승회장 정명 스님의 특별전이 함께 마련됐다. 쇠칼로 접은 꽃살과 천연염료로 물들인 세밀한 표현은 관람객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최우수작인 '비천'은 소목과 시금치로 색을 내 휘어진 곡선과 꽃잎의 섬세함을 잘 표현해 냈다. 수상작 '소원'은 치자와 시금치 단 두 가지 염료로 물들여 만든 연꽃의 피어나는 기세가 발길을 붙든다. '국화'는 메리골드, 피자, 포도, 시금치 네 가지 염료로 종이로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한 색감을 이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윤회', '무여열반', '환생' 등 작품명에 담긴 경건한 의미도 오랜 시선을 두도록 하는 장치다. 이번 전시는 전통의 은은한 색감과 현대적인 화려한 색감으로 만든 꽃들로 눈을 즐겁게 하는 자리다. 

 
전승회장 정명 스님은 이날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지화를 접고 장엄하는 일체의 과정은 자신의 수행이며 부처님의 말씀을 피워내는 일"이라면서 "불교지화로 불교문화와 민족문화를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8일까지 열린다.

불교지화장엄전승회는 2011년 12월 8일 창립 이래 불교 지화문화의 발전과 대중화, 전승자 양성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왼쪽부터 최우수상 수상작인 국화, 비천, 소원.

 

12월 12일 제3회 불교지화장엄전승회회원전 개막식에서 회장 정명 스님(왼쪽 다섯 번째)을 비롯한 참여 내빈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부채난등'으로 대상 수상한 정의순 씨

"대상 수상이 얼떨떨합니다. 제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생한 사람도 많은데 그분들한테 죄송합니다."

12월 12일 열린 불교지화장엄전승회 회원전 개막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의순 씨(68, 사진)는 연신 수상에 연신 겸손해했다. 조계사 포교사로 지내면서 보험일을 하고 있다는 그가 지화에 손을 댄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사찰에서 연꽃 만들기 일손을 돕기는 했으나, 지화를 본격적으로 배운 것은 올해 9월 조계사에서 '정명 스님께 배우는 종이꽃 지화' 강좌를 수강하면서부터다.  

"그야말로 초짜였죠. 처음에는 이 꽃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부처님 신중단에 놓을 꽃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지만요."

정의순 씨는 1달 간 정명 스님 사찰에서 살다시피 하며 염색하고 꽃을 만들다보니 출품할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평소 모란과 작약을 많이 만들다 부채난등에 도전해 보게 됐다는 그는 "앞으로 불교문화인 지화를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한 포교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