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제에 대한 불교적 해법을 창출하고자 2012년 출범한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2기 체제에 돌입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9월 3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2기 노동위원 11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노동위원회 2기 출범

2기 노동위 위원은 당연직인 정문 스님(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을 비롯해 혜용 스님(전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덕본 스님(용주사 사회국장), 도철 스님(경산 불광사, 세월호 32일 단식), 동환 스님(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전수생), 효록 스님(중앙승가대 강사), 재마 스님(중앙승가대 박사과정) 등 출가위원 7명과 권승복 전 공무원노조위원장, 박문진 전 민주노총부위원장,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 백신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등 재가위원 4명으로 모두 11명이다. 노동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노동위원회 사업을 집행할 집행위원으로는 철도, 지하철, 공무원, 전교조, 학교비정규직, 보건노조, 노동자심리상담, 노무사 등 다양한 노동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9명의 노동자와 빈곤, 문화예술 ,성소수자 인권 운동 활동가를 포함한 15인으로 구성됐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위촉식에서 “2기로 출범한 노동위원회도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어려운 일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많은 노고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자승 스님은 이 자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2일간 동조단식을 해온 노동위원 도철 스님에게 “몸은 괜찮느냐. 단식은 풀 때가 제일 어렵다”고 말했으며, 도철 스님은 합장으로 화답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기 노동위원 도철 스님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위원장에 혜용 스님…하반기 ‘세월호 특별법’ 동참키로

한편 2기 노동위원회는 위촉식 직후 회의를 열고 위원장에 혜용 스님을 선출했다. 수석부위원장에 덕본 스님, 부위원장에 권승복 위원이 선출됐으며, 집행위원장은 양한웅 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이 유임됐다.

아울러 하반기 사업으로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운동 ▲노동현장의 성소수자 차별문제 토론회 ▲비정규직 학술 토론회 ▲이웃종교 노동위원회와의 연대협의체 구성 ▲연말 노동자 동사섭법회 ▲노동자 명상 ▲심리상담 등을 전개하기로 하고, 세부 사항은 집행부에 위임했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불교계 부스 설치, 1000배, 릴레이 단식, 정기적 108배, 기도 등의 연대활동을 실시하자는 의견이 검토됐으며, 세부 활동계획은 집행부가 결정키로 했다.

혜용 스님 “세월호 특별법 ‘참여한다’가 대원칙”

위원장 혜용 스님(사진)은 2기 노동위원회 출범에 임하며 “전임 위원장 종호 스님이 잘해왔기 때문에 부담감이 느껴지지만, 1기 노동위원회의 뜻을 이어받아 당면 문제를 지속가능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혜용 스님은 “노동위원회의 근본적인 뜻은 사회가 소외계층에 대해 정상적으로 평가하고 대립을 걷어내 상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라며 “종교평화위원장을 하면서 종교에 대한 평화와 협력사업을 한 것처럼 이웃단체와 더불어서 소외계층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출범한 2기 노동위원회가 당면한 과제는 ‘세월호 특별법’이다. 혜용 스님은 “유가족의 뜻을 받들어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서로 양보해 하루빨리 특별법을 제정해야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고 희생자를 위로하는 한편 사회적 고통이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며 “세월호 특별법에 ‘참여한다’는 대원칙을 갖고, 방법과 인원, 연계방법 등은 추석을 지낸 후에 빠른 시일 내에 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