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 17대 주지후보에 성월 스님(사진)이 당선됐다. 주지후보는 총무원장의 임명을 받으면 정식 주지로 취임하게 된다.

용주사 선거관리위원회는 8월 20일 오후 1시 용주사 관음전에서 산중총회를 열고 차기 주지 선거를 실시했다. 용주사 주지를 선거로 뽑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6대 주지 정호 스님 이후 두 차례 직무대행 체제를 거치는 진통을 겪었다. 용주사 첫 주지 선거에는 선거인단 203명의 95%에 해당하는 193명이 참석해 주지 선거에 대한 열기를 드러냈다.

무기명비밀투표로 진행된 선거에서 성월 스님은 193명의 출석 선거인단 중 112명의 지지를 받아 79표를 득표한 성관 스님을 앞질렀다. 산중총회법에 따르면 1차 무기명비밀투표에서 출석인원의 3분에 2 이상을 득표해야 당선이 인정되지만, 차득표자인 성관 스님이 후보 사퇴를 천명하면서 2차 투표 없이 성월 스님이 당선했다.

용주사는 사상 처음으로 주지 선거를 실시했다.

성월 스님은 당선 후 선거인단을 향해 3배를 올렸다. 이어 공약으로 제시한 대중화합과 선원 뒷바라지, 열린 종무행정을 펼쳐나갈 것을 다짐했다. 성월 스님은 “앞으로 용주사 대중화합을 우선으로 하고, 선원에서 정진하시는 스님들이 정진하시는 데 이상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3차, 4차 투표를 해야 하는데 성관 스님께서 사퇴해주셨다. 대중 스님들을 성심성의껏 모시고 열린행정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선거에서 낙마한 성관 스님은 “어른 스님들의 뜻을 받들지 못한 중죄를 저질렀다. 제가 부덕한 소치이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준 2교구 투표권자 대중 스님들을 더 이상 번거롭지 않게 하는 것이 적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예의”라며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저는 더 수행정진하고 덕을 쌓아 보답하는 수행자로 살겠다”고 말했다. 성관 스님은 “당선인인 성월 스님이 문중과 교구를 화합시키고 역량을 발휘해 한국불교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길 당부드리면서, 승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승적 논란으로 인한 선거 후폭풍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성월 스님은 산중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큰 후유증이 있겠느냐”며 “문중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월 스님은 향후 용주사 운영 방향에 대해 “첫 째는 조실 스님과 선원장 스님의 가풍을 잇고 선원의 정진을 최우선으로 삼고, 강원에서 공부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뒷바라지 하겠다. 또 열린 행정으로 본말사간에 부딪치는 일이 없이 말사를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지 후보 선거에 출마한 성관 스님과 성월 스님.

용주사 17대 주지 성월 스님은 정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7년 9월 5일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1979년 4월 15일 봉선사에서 월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백련암, 용궁사, 삼막사 주지를 거쳐 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장, 재단법인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 및 상임이사, 보문사 재산관리인, 망해암 주지, 동국대학교 감사, 보문사 주지, 흥천사 주지, 강화 정수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제13, 14, 15대 중앙종회 의원 소임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