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호계위원 등 종헌개정안 3건 몽땅 ‘부결’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는 8월 12일 오전 10시 제199회 임시중앙종회를 개의했다.
이날 임시회에서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원로회의 인준이 부결돼 제199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다시 다뤄진 종헌개정안 세 건이 표결 결과 모두 부결됐다.
원로회의 의원 자격에 맞춰 종정 자격조건을 70세 이상으로 조정한 종헌개정안 1은 62명의 의원 중 52명이 찬성하고 10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종헌개정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제적인원 80명 중 2/3인 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총무원장, 호계원장, 법규위원장, 법규위원의 자격을 상향 조정한 종헌개정안 2도 표결 결과 62명 중 53이 찬성하고 9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비구니 스님의 호계·법규위원 참여를 보장하는 종헌개정안 3은 62명의 의원 중 41명이 찬성하고 21명이 반대해 큰 격차로 부결됐다. 표결결과가 발표되자 비구니 스님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총무원장 선거권자 확대방안이 담긴 종헌개정안 5는 발의자인 조계종 총무원장의 철회로 다뤄지지 않았다.
종헌개정안의 잇단 부결에 따라 종헌개정안과 관련해 가결됐던 중앙종회법과 교구종회법은 원래대로 복구키로 했다.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원로회의에서 인준 부결된 종헌개정안 세 건은 표결 결과 모두 부결됐다.
멸빈자 사면 등 원로회의 요청 종헌개정안 이월
원로회의가 요청한 종헌개정안 4는 이월됐다. 원로회의는 멸빈 징계자를 사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헌개정을 요청했고, 종헌종법특위가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법제분과위원회의 심사 결과 종도들간의 평등권에 위배되며 종헌 조항간 상충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제출됐다.
법제분과위원회는 “원로의원 징계 시 원로회의 동의 조항은 종헌 체계상 제28조 권한 부분에 명시되는 것은 맞지 않으며, 원로의원은 종회의원과 달리 직접선출된 대의기관 의원으로 볼 수 없으므로 징계 동의 조항은 종도들과의 평등권에 위배되고 종헌 조항간 상충의 우려가 있다”는 심사의견을 밝혔다.
또 “제128조 멸빈 단서조항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제127조 제1호 멸빈 징계 조항 개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멸빈자 단서 조항을 종헌에서 삭제하는 것보다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재심 또는 특정 사건에 한해 사면·경감·복권 등을 시행할 수 있는 부칙을 신설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종회의원 혜림 스님은 “종도들간의 공청회나 세미나를 개최해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서 안을 토론하는 것이 어른들에 대한 예의이고 종법체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기회”라며 “어른 스님들의 요청이어서 매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월해서 관계기관에서 여론수렴을 하고 16대 종회에서 법안을 다루자”고 동의했다.
“교황도 오는데…달라이라마 방한 촉구”
한편 중앙종회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한국사회에 종교화합이 정착되기를 바라는 성명서와 달라이라마 방한 촉구결의를 채택했다.
중앙종회는 종교화합이 정착되기를 바라는 성명서를 통해 “초창기 천주교 순교자들을 돕느라 수난을 당했음에도 한국 가톨릭은 주어사와 천진암 스님들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렸다. 이런 과오에 대한 한국 가톨릭의 책임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프란체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달라이라마 초청에 박차를 가하자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달 14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프란체스코 교황을 우리 불교계도 축하하자. 그리고 불교계가 15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티베트 불교지도자 달라이라마의 초청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종교지도자에게 정부가 방한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분명히 종교적 차별이다. 달라이라마 초청에 정부가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시회는 종헌개정안 5건을 다루고 12일 오후 12시 10분 회기를 단축해 폐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