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무산된 바 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다시 한 번 추진하고자 하는 이들이 뭉쳤다.
‘달라이라마방한추진준비위원회(위원장 금강 스님, 이하 준비위)’는 6월 30일 서울 종로 SK허브빌딩에서 사무실 개소식을 갖고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개소식 직후 교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비위의 구성과 활동계획 등을 밝혔다.
준비위원장 금강 스님(해남 미황사 주지)은 “달라이라마 초청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었지만 준비의 주체가 없었다”며 “지난 12월부터 스님들이 자발적으로 논의하다가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8차례의 회의 끝에 사무실을 개소하게 됐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금강 스님은 “달라이라마는 전 세계 어디에나 가시는데 한국만 여러 차례 추진에도 불구하고 못 오시는 상황”이라며 “한반도에 평화와 생명존중의 꽃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세계적·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를 초청해서 조언을 듣고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집행위원장인 월호 스님(행불선원장)은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월호 스님은 “내후년 가을에 모시는 것을 목표로 2년 동안 준비하려고 한다”며 “처음 1년은 여론형성 작업을 통해 정부와 종단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후 1년간은 실질적인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연말에는 불교계와 이웃종교,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된 정식 추진위원회를 꾸려 외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월호 스님은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첫째 국민들에게 생명평화 인식을 재고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고, 둘째 한국불교계가 쇄신하고 각성해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셋째로 도솔천으로 가는 길을 닦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다람살라 등지에서 달라이라마와 교류를 나누고 있는 준비위원 진옥 스님(여수 석천사)은 달라이라마가 한국불교 및 방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진옥 스님은 “달라이라마 스님은 한국이 티베트와 같은 대승불교라는 점, 강국의 지배를 받았다는 민족적 동질감, 분단국으로써의 동병상련 등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고려대장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 해인사 대장경을 참배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며 “지난 3월 일본에서 달라이라마를 뵙고 초청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자 비자발급 등 한국 방문 조건과 일정이 갖춰지면 다른 아무리 중요한 일정이 있더라도 미루고 한국에 오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했다.
준비위는 오는 7월 5일 오후 4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위한 선포식과 발대식을 개최하며, 발대식을 기점으로 서울, 일산, 부천, 서산, 원주, 부산, 광주, 울산, 해남, 대전 등지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위한 생명존중과 평화정착을 위한 대법회’를 봉행한다. 이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을 망라하는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 1천만인 서명운동이 펼쳐질 예정이다.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 준비위원회는 7월 5일 조계사에서 발대식을 갖는다. 왼쪽부터 진옥, 금강 스님.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 준비위원회는 6월 30일 종로 SK허브빌딩에서 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한편 준비위는 준비위원장 금강 스님과 집행위원장 월호 스님을 비롯해 집행위원 현각 스님(원주 성불원), 진옥 스님(여수 석천사), 현장 스님(보성 대원사),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심산 스님(부산 홍법사), 하림 스님(부산 미타선원), 일진 스님(청도 운문사), 정목 스님(서울 정각사), 일지 스님(인천불교회관), 승원 스님(대구 수도사), 남카 스님(티벳하우스 코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방한추진회 각 지역위원회는 서울지역위원회에 월호 스님, 부산·경남지역위원회는 혜원정사 원허 스님, 홍법사 심산 스님, 대광명사 목종 스님, 인천·경기지역위원회는 인천사암련 회장 종호 스님, 인천불교회관 일지 스님, 대구·경북지역위원회는 관음사 밀허 스님, 불광사 주지 해휴 스님, 학장 돈관 스님, 관오사 혜관 스님, 보성사 한북 스님, 울산지역위원회는 황룡사 황산 스님, 해남사 만초 스님, 광주·전라지역위원회는 대원사 현장 스님, 무각사 청학 스님, 증심사 연광 스님, 대전·충청지역위원회는 청림회, 백제불교회관 장곡 스님, 강원지역위원회는 성불원 현각 스님, 심원사 정현 스님 등이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