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산화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이 장엄한 천도의 법석에 오셔서 영원한 열반락을 누리길 바랍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정우 스님)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제15회 호국영령 천도법회를 열었다.

법회는 22일 오전 10시 용산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국군불교총신도회를 비롯한 사부대중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어산장 동주 스님 등 범패 스님들의 영가 청혼과 이운으로 시작했다.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군종교구장 정우 스님, 국군불교총신도회 회장 김현집 장군이 호국영령의 영단에 차를 올렸고 호계원장 일면 스님과 전 군종교구장 자광 스님,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등은 헌화를 했다.



22일 조계종 군종교구가 주최한 호국영령 천도법회에서 호국영령의 위로하는 천도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국군불교총신도회 회장 김현집 장군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군종교구장 정우 스님이 헌다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영가법문을 통해 “후손들이 행복과 평화를 누길 수 있는 것은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순국선열 덕분이며, 그들의 조국과 민족을 위한 희생으로 선진국가로 발전해 후손들의 삶이 윤택해졌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사바의 인연을 놓고 명부에 가니 나와 남이 어디 있고 너와 내가 따로 있지 않다”며 “이제 이 나라의 평화와 번영은 후손에게 맡기고 하루빨리 중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불보살님의 따뜻한 품에서 편안히 쉬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군종교구장 정우 스님이 봉행사를 하고 있다.

군종교구장 정우 스님은 봉행사에서 “6.25전쟁은 우리민족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우리 국군의 피해만 62만여 명,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민간인 피해는 100만 명을 넘어서고, 이름도 몰랐던 동방의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바친 16개국 군장병들의 피해는 15만5천여 명에 이른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내외 군장병들의 명복을 기원했다.

정우 스님은 “이제 우리는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보답하는 나라로 변모해 우리 국군은 아프간, 소말리아, 남수단을 비롯해 최근에는 필리핀 태풍피해 현장을 복구하며 국제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면면히 이어온 호국불교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이 안정되고 오늘 함께한 모든 불자님들의 가정에 불보살의 가피가 있길 기원한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 평화대회’를 이끈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최근 국가적 재난을 맞아 뜻밖의 사고로 명을 달리하신 분들을 추모하며 불보살님이 가족을 잃은 분들과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안전문화선진국으로 인도해주길 바란다”며 “오늘 법회를 인연으로 불법의 평화적 역할을 깊이 참구하고 온 대중이 평화통일에 마음을 모으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국회 정각회 회장 정갑윤 국회의원도 “임들의 소중했던 발심과 처절한 위국정신은 이 나라 곳곳에 남아 서려있으며 여기 모인 사부대중의 가슴가슴마다 거룩한 호국정신이 메아리친다”며 “갈등과 대립으로부터 벗어나고 수승한 정신을 이어받아 위기를 극복하고 일심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집 국군불교총신도회장이 사부대중을 대표해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편 호국영령 천도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은 부처님 전에 “겨레와 나라를 지키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완수하겠다”고 발원했다. 김현집 국군불교총신도회장은 사부대중을 대표해 낭독한 발원문에서 “투철한 국가관과 확고한 호국의지를 견지하고 앞서 간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경건히 합장하며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간절히 서원한다”면서 “영령들이 남기신 뜻이 진정 무엇인가를 되새겨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힘찬 삶을 살 수 있도록 확고한 믿음을 내려달라”고 했다.

천도법회는 김오현 외 11명의 진도 씻김굿 시현과 수리꾼 이수현 등의 공연으로 마무리 됐다.



천도법회에 참석한 스님들이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