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도난당한 중요 문화재를 처음으로 인터폴에 공개 수배했다. 이유는 상당수 문화재가 해외에 유출돼 거래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수배된 도난 문화재 중에는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로 조선 3대 서예가로 꼽히는 안평대군의 소원화개첩이 포함돼 있다. 소원화개첩은 안평대군 문집 가운데 유일하게 진본으로 확인돼 국보 238호로 지정됐지만 지난 2001년 도둑 맞았다.

이밖에도 단아한 모습이 돋보이는 강화 백련사의 철조 아미타불좌상, 남원 실상사 백장암 석등의 정교한 꽃봉오리 장식, 순천 송광사가 배출한 고려시대 고승들을 그린 진영 13점도 모두 도난된 뒤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어 수배 문화재에 포함됐다.

대부분 도난된지 10년 이상된 문화재로 그동안 국내에서 수사를 벌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워낙 중요 문화재인데다 인지도가 높아 국내에서 거래되기 힘든 만큼 해외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도난 문화재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데 주로 불화, 석등, 석조물 불상들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재가 많이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모두 수배한 중요 문화재는 모두 29점에 이른다. 경찰은 인터폴에 요청해 전세계 188개 회원국에 공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문화재를 국제 수배하면 세계 골동품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적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세계 골동품 애호가들에게도 수배된 문화재가 알려져 제보나 신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