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국민 대다수가 종교적·개인적 양심 등을 이유로 군복무를 거부하는 이들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지만 ‘대체복무제’를 실시하는 것에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지난 11월 4~7일 4일간 전국 1211명을 대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해할 수 없다’는 대답이 76%인 반면 ‘이해할 수 있다’는 대답은 21%에 불과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는 대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이 68%로, ‘반대’(26%)를 압도했다. 이해 여부와는 별개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징역형에 처할 사안으로는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기간에 대해선 ‘군대보다 길어야 한다’가 62%로, '같아야 한다’(31%)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더 군 복무보다 길어야 하는 질문에는 ‘1년 미만’ 41%, ‘1~2년 미만’ 30%, ‘2년 이상 더 길어야’ 23%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했으며 응답방식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채택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11명이 조사대상이었으며, 표본오차는 ±2.8%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올해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최근까지 종교·신념 등을 이유로 군 복무를 거부해 수감 중인 사람은 723명이며, 이 중 한국인이 669명으로 대다수인 93%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입영 자체를 거부하면 병역법 제88조에 따라 입영기피죄로, 입영 후 집총을 거부하면 군형법 제44조 항명죄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도 2005년 정부에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으나, 모든 성인 남성이 병역의 의무를 지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지난 7월 19일 국회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제출됐으며, 최근(10월 25일) 국정감사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감옥에 보내는 대신 PX병으로 근무시키는 방안이 논의돼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