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불교계에 바라는 것, ‘도덕성과 청렴성’

일반 국민들이 불교 종교지도자에 가장 바라는 덕목은 ‘도덕성과 청렴성’이었다.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발표한 ‘2013년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들은 오는 10월 10일 결정되는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갖춰야 할 덕목에 ‘도덕성과 청렴성(45.6%)’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는 ‘다른 종교나 정부와의 소통(16.3%)’이나 ‘불교적 수행력(12%)’, ‘종단 쇄신과 결사에 대한 의지력(9.7%)’, ‘종무행정능력(5.4%)’ 등에 월등하게 앞선 결과이다.


'차기 조계종 총무원장이 갖춰야 할 덕목' 설문 결과

비슷한 맥락으로 향후 한국불교가 더 존경받고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도 ‘불자들의 도덕성과 청렴성 증대(31.6%)’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 설문에서는 종교별로 가톨릭(33.6%)과 개신교(33.7%)의 응답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밖에도 국민들은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나눔과 봉사 등 사회참여 확대(27.4%)’와 ‘사찰 재정의 투명화 및 사찰 운영에 사부대중의 참여확대(17.3%)’,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수행법의 보급(11.5%)’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는 사회문제 개입 않거나 내부 자정부터

또한 국민 중 다수는 종교는 사회문제에 개입하지 말거나, 불교계 내부의 잘못부터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의 잘못된 관행 방지를 위해 불교계가 해야할 역할' 설문 결과

탈세, 비자금, 갑을관계 등 사회의 잘못된 관행에 불교계가 해야 할 개입 혹은 행동을 묻는 질문에 ‘종교는 사회의 일에 개입하지 말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36.8%)’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불교계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25.8%)’가 뒤를 이었다.

사회문제에 개입하길 바라는 응답으로는 ‘적극적인 의사표명, 행동을 통해 시민사회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18.2%)’, ‘법문을 통해 불자들이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계도한다(9.0%)’, ‘불교교리에 입각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4.2%)’ 등이 있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권기찬 불교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종교는 중립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보편적인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는 사람들, 즉 여론 주도층의 관심 지표에 따라 종단의 사회참여 부분 대응 내용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자 10명 중 7명, 실천 수행법 없다

한편 불자 10명 중 7명은 실천하고 있는 수행법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행법이 ‘있다(29.6%)’고 응답한 설문자의 87.5%는 주1회 이상 종교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년 1~6회 정도 참석하는 설문자의 경우 23.6%만이 수행법을 가지고 있었다.

'실천 중인 수행법/기도법 유무' 설문 결과 (불자 대상)

수행법이 없는 이유로는 ‘수행하는 방법을 몰라서(32.0%)’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29.2%)’가 가장 많았으며, ‘수행이 어렵게 느껴져서(18.5%)’, ‘주위에 적당한 수행장소가 없어서(15.2%)’ 등이 뒤를 잇는 등 체계적인 수행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드러났다.

또 불자들이 주로 하는 수행법은 ‘호흡명상’과 ‘염불’이 각각 21.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경전읽기(18.7%)’ ‘절(9.3%)’ 등도 나타났다. 조계종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수행하는 불자는 4.0%에 그쳐, 간화선이 불자들의 실생활 속에 자리 잡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사진)은 “설문 결과가 충격적이었다”며 “포교원이 조직 관리와 신행 이벤트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자들이 어떻게 수행을 하고, 수행을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종책적인 과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법안 스님은 “티벳불교처럼 입문에서 심화까지 입체적이고 안정적이으로 수행하게 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교사회연구소의 대국민 여론조사는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8월 한 달 간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50대 이상) 및 온라인 조사(20~40대)를 통해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0%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