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활동 종료를 앞둔 조계종 종단쇄신위원회(위원장 밀운 스님, 이하 쇄신위)가 제9차 회의를 열고 승가청규 제정에 관한 제안서를 의결했다. 호법제도와 승가복지제도 개정에 관한 제안서도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쇄신위는 6월 4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9차 회의를 개최하고 ▲호법제도 개선을 위한 제안서 의결의 건 ▲승가복지제도 개선을 위한 제안서 의결의 건 ▲대비원력의 발심과 실천을 위한 승가청규 제정에 관한 제안서 의결의 건을 논의했다.

먼저 호법제도 개선안은 초·재심 호계원에 각각 3명의 비구니 호계위원을 두도록 법제화해 비구니 스님의 심리·판결 시 비구니 호계위원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쇄신위는 호계원 심판 방식 중 심리는 3인의 위원이, 판결은 전원합의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을 제안하기로 했으며, 확정판결 이후 5년 이내에 특별재심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제안은 삭제하기로 했다.

승가복지제도와 관련해서는 승려복지회의 격상과 구체적 예산 확보 방안이 논의됐다. 여기에는 승려복지 예산을 종단 전체예산에서 편성하고 교구 본말사 실정에 맞게 차등화해 책정하는 것을 법제화하며, 보시금 일정액을 공제하는 공제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국민적 신뢰와 호응을 받기 위해 종교인 과세를 선결하고 기금 확충을 위한 다양한 수익사업을 실행하는 방안도 제안서에 포함됐다.

승가청규는 공동체 정신의 회복, 참회와 수행을 통한 자정, 조화로운 사회구현을 기본 뱡향으로 수행, 생명, 평화, 나눔, 문화 등 5대 분야 걸쳐 제안됐다. 여기에는 의식주, 소유와 수비 문화, 의례·의식 문화, 일상위의 문화, 교통수단, 주거환경, 매스미디어, 인터넷 등 새로운 생활문화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제안서에는 쇄신위 출범의 계기인 도박이나 막행막식에 대한 강력한 제재 내용은 실리지 않아 여러 위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쇄신위원장 밀운 스님은 “백양사 도박 사건을 계기로 도박을 규제하기 위해 생긴 쇄신위에서 그런 얘기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면서 “도박이나 룸싸롱 음주 같은 오욕 죄를 지으면 다시는 승단에 발을 못 붙일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질타했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현재 경범죄로 다뤄지고 있는 도박과 유흥주점 출입 등을 중징계 조항으로 다스리도록 구속력 있는 청규법안을 만들 것을 만장일치 결의하자”고 제안했고, 선원수좌 강설 스님도 “종헌종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에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쇄신위는 안건으로 상정된 승가청규 제정안을 통과시키고, 도박과 유흥주점 제재에 대한 강력한 청규를 별도의 제안서로 마련할 것을 만장일치 결의했다.

쇄신위는 6월 21일 제10차 회의를 개최하고 활동을 마무리하기로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