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5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시작을 알리는 봉축 점등식이 4월 23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봉행된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는 서울 중심지라는 대표성과 접근성, 집중도 등을 고려해 올해부터 봉축 점등식을 시청 앞 광장이 아닌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봉축 점등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각 종단의 총무원장 스님들과 불교계 인사 등 2천여 불자가 운집해 탑돌이 등의 기념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올해 광화문에서 밝혀지는 등은 ‘석가탑등’이다. 석가탑등은 본래 10.4m 높이의 국보 제21호 불국사삼층석탑(석가탑)을 18m의 전통 등으로 조성하고 석가탑 사방으로 옛날과 현대의 동자동녀를 장엄한다. 제작은 전영일 작가가 맡았다.

석가탑등에는 지난해 9월부터 1천여 년 만에 전면 해체 수리를 하고 있는 석가탑의 원만 복원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으며, 주변의 동자동녀등은 국민의 희망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밝혀진다. 봉축 점등식과 함께 서울 종로와 청계천 등 서울시 전역에는 5만여 개의 가로연등이 설치돼 서울 시내를 자비의 등불로 수놓을 예정이다.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조계사 우정국로와 종로 일대에서는 약 30만 명에 이르는 내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가 펼쳐진다.

11일 오후 4시부터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흥겨운 춤사위와 신나는 노래의 어울림마당이 펼쳐진다. 어울림마당에 이어 연등회의 백미인 연등행렬이 시작되며, 10만 연등의 물결이 각자가 정성껏 만든 등을 들고 동대문을 거쳐 종로, 종각까지 행진하게 된다.

연등행렬이 끝나는 오후 9시 30분 종각 사거리에서는 회향 한마당이 열린다. 참가자 모두가 손에 손을 잡는 대동놀이인 회향 한마당은 연등행렬과 함께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순서이기도 하다.

한편 5월 12일 정오부터 조계사 앞에서는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진다. 사찰음식과 단청, 참선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동남아시아 각 나라의 불교문화 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공연마당에서는 북청 사자놀이, 영산재 시연, 줄타기 등의 전통공연과 아시아 불교 국가들의 민속공연이 열린다. 외국인을 위한 등 만들기 행사도 준비됐다.

연등회 기간 동안 삼성동 봉은사와 조계사 옆 우정공원, 청계천에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빛을 지닌 전통 등 전시회가 열린다.

특히 이번 연등회에는 한국인과 외국인 청년·대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연등회 서포터즈’가 나서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도울 계획이다. 20개국 청년 80명으로 구성된 연등회 서포터즈는 5월 11일 한국관광공사가 모집, 주최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연등 만들기 및 연등행렬 관람 행사를 지원하며, 전통문화마당의 안내·통역 봉사와 연등회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 법요식과 연등회는 온 국민이 다 같이 즐기는 축제이자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중요무형문화재”라며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펼쳐지는 연등회가 여법하고 원만히 치러지고 더욱 활성화될 수 있게 많은 관심을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지현 스님은 “석가탑은 석가모니부처님과 통일신라 화쟁사상을 상징한다”며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는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석가탑 점등을 준비했다”며 봉축 점등의 의미를 전했다. 또한 “30만 연등 행렬에 참여하는 각자의 모습이 바로 문화재”라며 “전통 등 문화가 사라지지 않도록 각 사찰의 사부대중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