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3회 어린이·청소년 창작찬불동요제는 아름다운 선율과 율동, 환호와 축하, 함성과 손뼉이 충만한 불국토 한마당을 연출했다. ‘맑은 노래 부처님 마음’이라는 대회 슬로건처럼 이날의 공연장은 부처님에게 멋진 노래로 어린이와 청소년 불자들이 음성공양을 올리는 일대 법석에 다름 아니었다.

모두 열네 팀이 참여한 이날의 창작찬불동요제는 시종 불꽃 튀는 경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서로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상을 받거나 받지 못했거나 아랑곳 없이 즐겁고 흥겨운 자리였다.

소중한 경연의 자리를 마련한 자용 스님(BBS룸비니동산 진행자, 중앙승가대보육교사교육원 원장, 평창 극락사 연화유치원·어린이집 원장)이 사회를 보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청중들은 큰 함성으로 스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대회 준비로, 또 대회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자용 스님의 다소 지친 얼굴에도 이내 밝은 미소가 넘쳐흘렀다.

'붓다의 메아리'로 찬불동요제 대상을 차지한 광주 정광고 트리오들. 오른쪽 두번째는 작곡과 작사, 지도를 담당한 오영주 선생님.


창작찬불동요제에 참석한 14개 팀. 무대를 가득 메울 만큼 이번 경연은 치열했다.

이윽고 경연 시간. 상경초등학교 4학년 박채린 어린이의 ‘마음이 빛나요’(송결 작곡)를 시작으로 열띤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 이종현 어린이(강남초 6)의 ‘연꽃등’, 이유림(용인 홍천초1) 어린이의 ‘두 손을 모으면’ 등으로 경연이 이어졌고, 환호와 함성의 크기도 비례해 커졌다. 1부가 끝나자 열기를 식히기 위해 자칭 ‘열기를 식히는 장기를 가진 팀’이라는 인기가수 ‘자전거를 탄 풍경’이 특유의 가창력을 자랑하며 멋진 축하공연을 펼쳤다.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의 앙증맞은 표정, 예쁜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른 중창단들, 어린 동생들과 경연을 벌이는 것이 쑥스러웠는지 다서 어색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른 중학생 언니들…. 저마다 갈고닦은 실력을 맘껏 뽐냈다.

모두 14팀이 참석한 이번 경연은 지난 두 대회 때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선룡 스님(위원장)과 강효경 교수, 서현수 선생님의 이마에는 진땀이 흘렀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백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경연자들에게 순위를 매기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을 듯싶었다.

금상 수상팀. 봉화청량사에서 신행활동을 하는 어린이들이다.


팔만대장경을 불러 은상을 수상한 중창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어우러진 팀으로 민요풍에 화려한 율동으로 갈채를 받았다.


예쁜 춤과 노래솜씨로 마지막 출연자로 나와 동상을 받은 이자민 어린이.


이날 찬불동요제에는 게스트로 인가가수인 '자전거를 탄 풍경'이 출연해 청중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드디어 심사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장내는 긴장이 흘렀다. 인기상(1), 동상(2), 은상(1), 금상(1), 대상(1) 등 모두 6팀의 수상자를 뽑는 순서였지만, 이 자리에 격려차 참석한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진명 스님이 즉석에서 ‘깜짝상’을 추가해 모두 7팀이 수상을 받게 됐다.

깜짝상에는 ‘두 손을 모으면’을 부른 초등학교 1학년 이유림 어린이가 차지했고, 인기상은 ‘부처님께 가는 길’을 차분하게 부른 전주 서문초등학교 6학년 조혜원 어린이가 차지했다. 동상은 ‘사랑빵빵 미소팡팡 나는 미래의 부처님’을 부른 목포 한빛초등학교 5학년 임예지 어린이와 ‘연꽃이야기’를 부른 성남 장안초등학교 6학년 이자민 어린이가 수상했다. 은상은 민요풍의 ‘팔만대장경’을 부른 구혜린 어린이 외 8명의 중창팀이, 금상은 ‘지금 산사는 부처님 세상’이라는 경쾌한 노래를 들고 나온 황경아 외 6인 중창팀이 각각 차지했다.

드디어 영예의 대상팀 발표. ‘두드드드’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회를 본 자용 스님이 대상 수상자를 호명했다. “오늘 대상은 ‘붓다의 메아리’를 부른 광주 정광중학교 김희수, 송은서, 이윤미 학생팀!”

팡파르가 울리고 조명이 번쩍거렸다. 대상 수상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3명의 광주 정광중학교 여학생들은 서로 얼싸안고 대상의 감격을 누렸다. 작곡과 작사를 한 정광중학교 오영주 음악선생님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제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이들의 눈가에는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멋진 가사에 완성도 높은 작곡, 그리고 랩과 수화 등을 접목한 다양한 표현의 시도 등 정광중학교 팀의 우승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수상 인터뷰에 응한 김희수 학생은 장래의 희망이 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금까지는 이렇다할 희망이 없었는데 오늘 대상을 받고나서 작곡을 공부해 작곡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좋은 노래를 많이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불리게 하고 싶다는 꿈이 생긴 것이다. 작곡과 작사 및 지도를 맡은 오영주 선생님(음악교사)는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대회에 참석한 출연팀이나 응원을 위해 참석한 불자들이나, 어린이 청소년들의 솜씨를 감상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불자들 모두가 얼굴에 화색이 돌고, 웃음이 만발한 하루였다. 수상자는 수상을 해서 좋고 수상을 못한 팀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꿈과 추억을 만들어 좋은 모두가 흥겨운 축제 한마당, 2012년 7월 22일 오후 서울 견지동 45번지는 불자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불심이 충만한 부처님 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