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문수관에서 열린 불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 법응 스님․박광서 서광대 교수) 초청 좌담회에서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이같이 밝혔다. 이번 좌담회는 ‘탈핵과 에너지 전환 그리고 대안’을 주제로 김 지사의 에너지정책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 지사는 지난 3월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우리 사회 기득권이 똘똘 뭉친 ‘원자력 마피아’들이 원전 고장이 나도 안 났다고 뻔뻔하게 말한다. 10만년 이상 보관해야하는 사용 후 핵 원료를 안전하게 보관하기는 부처님도 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원전은 궁극적으로 지구에서 사라져야 한다. 너무 위험하고 반환경적이며 반생명적”이라며 원전의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김 지사는 대체에너지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그린에너지를 제시했다. “풍력, 태양열, 지열 등의 그린에너지를 대체에너지로 사용해야 한다”며 “실제로 경상남도에서 ‘에너지 자립 시범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지사는 “생명존중과 자연친화적인 사상을 가진 불교도 원전 중단에 목소리를 더해야한다”며 불교계가 탈핵과 에너지전환에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불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 법응 스님과 박광서 서광대 교수가 주도했다.

법응 스님은 먼저 가볍게 “댁이나 관사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묻고 나서 ‘한반도 탈핵을 위한 국제 공조’, ‘국민을 설득할 에너지 절약과 탈 원전에 대한 의견’ 등의 굵직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 지사는 “집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려고는 하는데 잘되지 않아 아내에게 지적을 받는다”며 “실생활에서 에너지 절약할 것을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탈핵을 위한 국제 공조에 대해서는 “중국이 장래 원자력 의존 에너지 수급체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 등 한반도가 핵의 고리에 둘러싸여있는 만큼 국제적으로 공조하고 상호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일차적으로는 남북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 8천만의 명운이 걸려있는 자기 국정을 잘 돌보고 깊은 철학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지사는 에너지 절약 운동은 NGO단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요즘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따라서 탈핵․에너지 운동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NGO가 나서야 한다. NGO의 활동을 확대하고 함께할 수 있게 정부는 행정적 도움과 재정적 뒷받침을 할 것이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초청 좌담회가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열렸다. 김지사의 왼쪽이 법응스님이고 오른쪽이 박광서 교수이다.

박광서 서광대 교수는 김 지사에게 달라이라마 초청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국격(國格)과 국익(國益)을 병행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며 직접적인 답변은 삼갔으나 “개인적으로는 중국을 설득해 우리 국민들이 달라이라마를 통해 부처님 말씀을 듣게 하는 것이 지도자의 능력이라고 본다”고 소신을 보였다.

좌담회가 있기 이틀 전 김두관 도지사는 지사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이장, 군수, 도지사를 거쳐 이제는 대권에 도전한다. 혹자는 나를 자리를 탐하는 사람, 권력의지가 강한 탐욕스러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권력의지는 곧 소명의식이다. 시대와 역사의 요구에 자신을 던지는 것이다. 정치의 요체는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만약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양극단을 제외하고는 서로 안고 협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계를 받고 정식 불자가 된지 이제 5년이 되었다는 김 지사는 “한 때 불교가 사회현상에 참여하지 않아 섭섭한 때도 있었다. 불교가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분명히 내면 이 사회가 더 건강해질 것”이라며 기대와 당부를 함께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