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과 함께하는 수행모임 ‘단지불회(但知不會)’가 1만 명 회원 모집을 공식 선포했다.

단지불회는 지난 9월 25일 동국대 이해랑극장-대각전 앞 느티나무 아래에서 연 9월 법회에서 “꿈과 희망이 있는 한국사회, 수행정신으로 살아 있는 한국불교를 만들기 위해 이제 그 텃밭에 싹을 틔운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9월 25일 동국대 대각전 앞 느티나무 아래서 법문하는 명진스님.

추후 법인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힌 단지불회는 △신비주의와 경직 혹은 안일로 점철되고 있는 한국불교 저변의 수행풍토에 반대하며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나’를 묻는 실참수행의 노력을 기울인다 △종단과 사찰운영에 있어 비구 중심의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구태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사부대중의 함께 재정과 주요 의사결정을 해나가는 공개, 투명 운영을 원칙으로 삼는다 △올바른 인식 속에서는 자리(自利)와 이타(利他)가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가 곧 이타요, 이타가 자리임을 깨달아 항상 자비행을 실천한다는 3대 지향을 제시했다.

단지불회는 오는 2012년 말까지 1만 명 회원을 확보하고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며, 중장기 목표로 법인 등록 및 전국 조직화, 서울 또는 서울 인근에 법당(회관)을 설립하고, 인터넷 방송을 개국하며, 국제구호사업에 착수하는 등의 중장기 목표를 선정했다.

명진스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모인 500여명의 불자들.

단지불회는 회주로 명진 스님을 위촉하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임시로 사무처를 마련하는 한편, 단지불회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하는 등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단지불회의 회원은 홈페이지를 통하거나 회원가입서 작성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며, 매월 1만원의 회비를 납부하고, 법회 및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회원에 가입하면 뉴스레터, 홈페이지, 모바일을 통한 법회 및 여탸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교육 및 신행활동에 우선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지고, 회원증 및 회원번호가 새겨진 단주를 제공받는다.

명진 스님은 9월 25일 열린 법회에서 단지불회 1만 회원 모집 운동 선포와 관련, 단지불회는 회원 여러분들의 단체이며 자신은 회주로서 재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수행지도와 법문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1만 명의 회원이 모이면 불교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며, 여러 불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대부분 명진스님과 함께하는 불자들의 모임 단지불회 소속인 이 불자들은 1만명 회원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한편 9월 25일 동국대 정각원 법회는 동국대가에 돌연 정각원 법당사용을 불허하면서 노천에서 봉행됐다.

이에 따라 명진 스님과 명진 스님을 따르는 단지불회(但知不會) 소속 5백여 불자들은 동국대 정문 옆 ‘이해랑 예술극장-대각전’ 앞 느티나무 아래에서 예정된 시간인 오전 10시에 노천법회를 열었다.

명진 스님은 법회를 갑자기 취소하고 노천법회마저 저지한 동국대를 향해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법회를 시작했다.

“허락한 장소를 불과 3일전에 취소하다니, 시대가 거꾸로 흘러간다. 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에도 이러지는 않았다. 지난 8일 국립 충북대에서는 내 강연을 들어야 학점을 주는 법회를 마련해줬다. 그런데 종립대인 동국대에서 법회를 막고 법당 사용을 금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법회 장소 불허와 관련한 강한 비판으로 법문을 시작한 명진 스님은 불자들은 끊임없는 성찰 속에서 한국불교의 갈 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했다.

법회를 마친 후 부모님과 함께 법회에 참석한 어린이 불자와 반갑게 해후하는 명진 스님.

명진 스님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축은행사태를 비롯한 MB정권의 각종 부정부패 의혹 사건을 강한 어조로 거침 없이 비판했다.

“가난한 서민들이 새벽시장에 나가 배곯아 가며 허리 휘도록 한두 푼 벌어 이자로 여생을 보내려 맡긴 돈으로 온갖 짓을 다했다. 천인공노할 만행이다. 그걸 왜 비판 안하나.”

명진 스님은 “부정부패비리가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며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는 거짓말에 속아 MB를 찍어 대통령 만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러분들부터, 또 모든 국민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진 스님은 또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보면 국가가 아니고 도둑놈 집단이다. 돈 쌓아놓고 좋은 집에 살면서도 도둑질을 하다니.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기원”이라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곽노현 교육감에게 1억 원을 줬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도 내가 ‘곽노현 교육감은 사표내지 말라’고 자신 있게 말한 것에 대해 기자들이 뭔가 있지 않나 유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달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을 보면서 세계부정부패비리선수권대회 열면 MB가 메달 휩쓸고, 깨지지 않을 기록 세울 것이다 생각했다”는 명진 스님은 거듭 “BBK 사건 만으로도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될 사람을 747 공약 등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는 허황된 말에 넘어가 뽑아준 우리 타락한 국민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교는 항상 자신을 의심하고, 참된 자신이 누구인가를 묻는 가르침”이라고 강조한 명진 스님은 “‘기독교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했지만 나는 ‘물음(의심)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말하겠다”며 참선공부에서의 대신심, 대의심, 대분심을 강조하는 것으로 법문을 마쳤다.

단지불회의 10월 법회는 회주 명진 스님이 주석하는 월악산 보광암에서 오는 10월 9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또한 11월 13일에는 월악산 보광암에서 단지불회 수계법회가 봉행된다. 문의: 070-7780-54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