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해 마치시니, 장로 수보리와 모든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 온갖 세간에 있는 하늘의 신들과 인간 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며 이를 믿고 받들어 실천하였습니다.”

금강경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 대한 한글역이다.

‘聞佛所說 皆大歡喜 信受奉行’. 금강경의 이 구절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어 배우고 지닌 이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원칙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안 이는 모두가 경전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환희로워야 한다. 너무 기뻐서 날아갈 듯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것이 불자의 온전한 모습이다.

보살의 10지 가운데 초위의 이름이 환희지(歡喜地)이다. 보살이 일대아승기겁 동안 수행하여 처음 미혹을 끊고 이치의 일부분을 증득하여 대환희의 지위를 이룬 경지를 말한다. 환희지에 이르면 진여의 이치를 증득하여 성인의 지위에 올라 다시는 물러나지 않고 자리이타의 행을 이루어서 마음에 기뻐함이 충만해진다고 한다.

또한 불자들이 사후에 꼭 가고 싶어하는 곳의 이름은 극락세계이다. 극락(極樂)이 무슨 뜻인가. 오로지 즐거움만이 있기에 극락이다.

연등축제에서 환호하는 외국인 불자들. <미디어붓다 자료사진>

그러나 언젠가부터 불자들의 신행 모습에서 환희가, 즐거움이 사라졌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하더라도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거나 내색하지 않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묵묵히, 경건히, 점잖은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마치 불교를 믿는 불자들이 가져야할 태도인 것인 양 잘못 인식되고 있다. 이런 인식들은 절에 갈 때 입는 의상의 색깔을 회색이나 검은 색 등으로 바꾸게 했고, 결국 절의 문화가 화려한 단청이나 금빛 부처님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무채색의 문화로 바뀌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승복과 유사한 회색의 옷을 입고 절집을 배회하는 불자들의 모습은 발랄하거나 경쾌하지 않다. 왠지 무겁고 말 못할 사연이 있는 듯한 조심스러움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러나 불교는 그런 무거움만을 요구하는 종교가 아니다. 불교는 환희다. 가장 기쁘고 즐겁고 화려한 종교가 불교다. 생기가 돋고 윤기가 도는 신나고 힘찬 종교가 불교다. 그 즐거움은 어떤 절대적 존재로부터 간택을 받았을 때 오는(그런 일은 있을 수 없지만) 그런 피동적 즐거움이 아니라 참된 진리를 듣고 미혹을 끊어 대환희의 지위, 불퇴전의 지위에 오른 자율적이고 당당한 즐거움이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개대환희, ‘환희용약(歡喜踊躍)’을 거론한다. 환희용약이 무엇인가. 하늘로 뛰어 오를 만큼 기쁘다는 것이 아닌가.

무상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마치 삶의 회의를 느낀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종교가 불교인 것처럼, 보통의 사람들은 범접할 수 없는 초인적 고행이나 수행을 통한 자기만족을 구하는 종교가 불교인 것처럼, 세상의 모든 즐거운 것과 아름다운 것과는 등을 진채 스스로 가시밭길을 걷는 종교가 불교인 것처럼 여겨지는 풍토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불교하면 환희가 용솟음치고, 즐거움이 넘쳐나며, 힘차고 신나고 멋진 이미지가 떠올라야 한다. 법열의 종교, 환희의 종교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불교가 밝아지고 역동적으로 변한다.

‘재가의 선지식’으로 법림(法林) 법회를 이끌고 있는 적연 이제열 법사가 오는 9월 1일(목요일) 오후 7시 서울 마포 다보빌딩(불교방송) 3층 법당에서 열리는 제3회 법림 대중법회에서 ‘환희’를 주제로 법문을 한다.

적연 이제열 법사는 이날 법문을 통해 불교의 한국불교 신행풍토에 대한 일대 혁신을 주창할 예정이다. 이제열 법사는 불교는 환희로운 종교여야 한다는 차원을 넘어 ‘불교가 그대로 환희’임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법림의 관계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며 이를 믿고 받들어 실천하는 불교로의 대전환을 향한 첫 발걸음이 9월 1일 오후 7시 제3회 법림 대중법회에서 시작된다”며 “우리시대 참 선지식이 이끄는 정법의 향연에 보다 많은 불자들이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림 대중법회는 지난 7월 7일 첫 법회를 시작으로 8월 4일에 이어 오는 9월 1일에 세번째 대중법회를 봉행한다. 앞의 두 법회에는 230여 명의 불자들이 운집, 정법에 대한 갈증과 바른 불교 신행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법림은 제4회 법림 대중법회를 오는 10월 6일(목요일) 오후 7시 '지혜'를 주제로 봉행한다고 밝혔다. 문의: 02)737-8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