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방사능 사고의 후유증이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 6일로 인류역사상 최초의 원자핵 폭탄이 투하 66주년을 맞는다. 일본 히로시마(1945. 8. 6)와 나가사키(1945. 8. 9.)에 대한 가공할 원폭으로 말미암아 전체 70여만 명이 피폭됐으며 같은 날 억울하게 끌려간 7만여 명의 한국인 피폭자(희생자 4만여명)도 그 자리에서 희생됐다.
일본은 그동안 피폭일 전 후 수십 만 명이 참석하는 국가적인 평화행사를 개최하여 희생자를 추모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국땅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수많은 한국인 영령들을 위한 추모제는 작년까지 거의 20여 년 동안 일본의 태양회라는 종교단체에서 주관하여 조촐하게 진행되었을 뿐이다.
이를 부끄럽게 여긴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과 피해자단체, 종교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올해 처음으로 한국인 원폭희생자 추모제를 ‘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행사는 오는 8월5(금)일부터 7일(일)까지 2박 3일간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등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군 일대에서 거행된다.

합천댐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들이를 나온 합천에 거주하는 원폭피폭자 어르신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북한의 원폭피해자 문제를 다룬 다큐물 ‘히로시마 그리고 평양’을 상영하고, 제작자인 이토 다카시 감독을 초청하여 북한의 원폭실상에 대한 강연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백제예술대학 학생(지도 정주하 교수)들이 원폭희생자와 그 후손을 생각하며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과 히로시마를 오가며 만든 작품 ‘검은 비 하얀 눈’을 전시한다. 이들은 이번 행사의 홍보를 위해 7월 27일 서울 탑골공원을 출발해 추모제 전날까지 자전거 투어로 경남 합천에 이르는 여정을 밟고 있다.
이밖에도 추모제 전야제 문화행사와 원폭피해자를 다룬 사진, 영상, 청소년 캠프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이 행사를 중심에서 추진하고 있는 ‘합천의 집’ 운영위원장 혜진 스님은 “원폭으로 인해 억울하게 희생된 한국인 선조들의 넋을 달래고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제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강제징용 등으로 끌려가 일하던 7만 명의 조선인들 중 60%가 경남도 및 합천 지역 조선인들로 이 가운데 4만 명이 희생되고 살아남은 3만여 명 중 2만3천여 명이 귀국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2,600여명이 생존해 있다. 또한 그 후손들까지 1만여 명이 전국에 거주하고 있다. 원폭피해자 및 2,3세 후손들은 그동안 한일 정부의 어떠한 지원도 없이 원폭후유증 및 원폭의 대물림 속에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앓으며 현재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합천평화의집은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합천을 비롯한 경남 거주 원폭피해자와 그 후손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주최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 태양회 등이며 조계종 총무원과 해인사, 사)위드아시아가 특별 후원한다.
원폭희생자 유족 및 피해자, 후손, 시민사회단체,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개막 행사에는 강병기 경상남도 부지사, 하창환 합천군수, 허기도 경남도의장, 윤여준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준희 도의원, 합천군의원, 지원 문수사 주지, 상훈 쌍계사 前 주지, 지역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가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문의; 055-934-0301, 070-411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