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3년이면 완성할 불사를 10년이 걸리더라도 오로지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혹 우리 내부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권력과 외부를 향한 의존을 과감히 없애야 한다. 자주권을 볼모로 순간의 편안함에 길들여져 있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이 정화해내야 한다. 그리고 사부대중 공동체의 가치, 신도들과 불자들의 소중함을 다시 가슴 속에 간직해야 한다. 국민들의 감동과 관심을 바탕으로 다시 한국불교의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6일 종단의 자주성을 회복하고 사부대중 공동체의 가치를 통해 불교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주창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 이 시간부터' 모든 사찰과 종도들은 '자성과 쇄신 결사'의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를 논의해달라고 공식 제안했다.

또한 ▲불교 본연의 모습을 확립하고 종교적 가르침을 바로 세워 나가기 위한 수행결사 ▲민족문화를 바로 인식하고 스스로 보호해 나가는 문화결사 ▲생명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생명결사 ▲사찰과 이웃이 함께 나누는 터전이 되도록 하는 나눔불사 ▲종교간 평화와 남북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한 평화결사 등 5대 결사를 천명했다.

자승 스님은 국민과 불자들로부터 신뢰받는 국민종교로 다시 서는 길을 걸어가면서 불교중흥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자승 스님은 마무리 인사말에서 언론과 세간의 관심은 '정부 여당과의 관계단절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템플스테이와 문화재 방재 등 예산문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에 모아져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중요하고 급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얼마나 자성하고 쇄신하느냐이지 외부적 사안이 결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자승 스님은 우리는 그동안 자리에 급급하고 이타에 소홀했으며, 상구보리에 집중하고 하화중생을 외면했다며 종교편향 문제라든가,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문제 등은 오늘 제시한 5대 결사 앞에서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조계종 대변인(기획실장) 원담 스님은 국가 헙법과 법률에 의해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는 국가예산을 통해 보호되고 보호받아야 하는데, 현 정부 들어서는 마치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또는 아우성을 쳐야 마지 못해 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란 민족문화에 대한 왜곡되고 편향된 인식을 가진 정부여당이 먼저 인식변화를 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으며, 변화하면 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종단의 대정부, 대 한나라당 관련 강경한 대응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종단의 최고 지도부가 원로중진 스님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결정한 것임을 밝힌 원담 스님은 종단집행부는 원장 스님이 제시한 자성과 쇄신 결사의 길을 종단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여당의 전통문화에 대한 천박한 인식에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듣고는 있지만 그런 수준에서 그들과 접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현저한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상태에서 만날 일은 없으며, 현재까지 어떤 접촉도 갖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