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36)//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요약하자면, 2가지 지(智)의

작용(業)으로 이것을 이해해야 하니

해탈신(解脫身)의 구족(具足)과

법신(法身)의 닦음이다. [2.21]

།མདོར་ན་ཡེ་ཤེས་གཉིས་པོ་ཡི། །ལས་སུ་འདི་ནི་ཤེས་བྱ་སྟེ།

།གྲོལ་བའི་སྐུ་ནི་རྫོགས་པ་དང་། །ཆོས་ཀྱི་སྐུ་ནི་སྦྱོང་བའོ།

"요약하자면, 2가지 지(智)의 작용(業)으로 이것을 이해해야 하니"라고 하였다. 부처와 부처의 행은 2가지 지(智)에 의지하여 성립함을 이해해야 한다. 2가지 지(智)란 ①등지지(等持智, Tib. mnyam gzhags gi ye shes)와 ②후득지(後得智, Tib. rjes thob gi ye shes)이다.

"해탈신(解脫身)의 구족(具足)과"라고 하였다. 여기서 해탈신(解脫身, Tib. grol ba'i sku, Skt. mukti-kāya)은 부처에게 있는 '단(斷)의 측면의 신(身)'과 '증(證)의 측면의 신(身)' 중에서 전자에 해당하며, 자성신(自性身, Tib. ngo bo nyid kyi sku)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단(斷)의 측면의 신(身, Tib. spang ba'i sku)'은 여소유지(如所有智)에 의해서 성취되는 것이다.

"법신(法身)의 닦음이다."라고 하였다. 법신은 증덕(證德, Tib. rtogs pa'i yon tan)과 관련된다. 그리고 닦음(Tib. sbyong ba)은 후득(後得)에서 도(道)를 수습(修習)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탈신(解脫身)과 법신은

2상(二相)과 1상(一相)으로 이해되어야 하니,

무루(無漏)이고 편재하므로

무위(無爲)의 상태이므로 [2.22]

།རྣམ་གྲོལ་ཆོས་ཀྱི་སྐུ་དག་ནི། །རྣམ་གཉིས་རྣམ་གཅིག་ཤེས་བྱ་སྟེ།

།ཟག་པ་མེད་ཕྱིར་ཁྱབ་པའི་ཕྱིར། །འདུས་མ་བྱས་ཕྱིར་གནས་ཉིད་ཕྱིར།

앞에서 단덕(斷德)과 증덕(證德)에 대해 설명하였다. 단덕은 등지지(等持智)에 의해 발생하며, 증덕(證德)은 후득지(後得智)에 의해 성취된다. "해탈신(解脫身)과 법신은"이라고 하였다. 해탈(解脫, Tib. rnam grol, Skt. vimukti)은 단덕(斷德) 혹은 자성신(自性身)으로 이해할 수 있다. 법신(法身)은 증덕(證德)이다. 부처에는 어떠한 차별도 없다. 그러나 장애를 제거했다는 측면에서 해탈덕(解脫德)이라고 하고, 자성(自性)이 일체법을 증득했다는 점에서 법신(法身)이라고 한다.

"2상(二相)과 1상(一相)으로 이해되어야 하니, 무루(無漏)이고 편재하므로 무위(無爲)의 상태이므로"라고 하였다. 해탈신(解脫身), 즉 단덕(斷德) 혹은 자성신(自性身)은 무위(無爲)이다. 그리고 법신은 기세간과 유정세간에 편재한다. 이렇게 2상(二相)으로써 해탈신과 법신을 각각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해탈신과 법신에 공통되는 1상(一相)이 있는데 바로 2가지가 모두 '무위(無爲)'라는 것이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2신(二身)의 작용을 요약하면, 학도(學道, Tib. slob lam, Skt. śikṣā-mārga)에서의, 등지(等持)와 후득(後得)의 2지(智)의 작용으로 이해해야 한다. 등지(等持)에서 여소유(如所有)를 수습(修習)함으로써, 끊을 바(所斷)로부터 해탈한 몸(解脫身)의 궁극을 원만성취한다. 후득(後得)에서 진소유(盡所有)의 양상을 전도(轉倒)됨이 없이 수행함으로써, 법신(法身)의 증득(證得)을 완전하게 닦는다."

"장애로부터 해탈한 몸(解脫身)과 지(智)의 토대가 되는 법신(法身)에 각각 무루(無漏)와 편재(遍在)의 2가지 상(相)이 있다. [해탈신에는 무루상, 법신에는 편재상] 그리고 공통적으로는 무위(無爲)의 1상(一相)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해탈신은 약간의 유루(有漏)도 없는 버림(斷)을 구족하며, 그리고 법신은 모든 소지(所知)에 편재하는 증(證)을 구족하고, 둘 다 인연(因緣)에 의해 형성되지 않는 자성(無爲自性)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것들에 의해 자리(自利)의 원만함을 보이며, 바로 이것이 모든 백법(白法)의 머무는 곳이므로 이타(利他)의 완성도 행한다."

습기를 수반하는 번뇌가

멸했으므로 무루(無漏)이며

무착(無着)·무애(無碍)이므로

지(智)는 편재라고 한다. [2.23]

།ཉོན་མོངས་རྣམས་ནི་བག་ཆགས་དང་། །བཅས་པ་འགགས་ཕྱིར་ཟག་མེད་དེ།

།ཆགས་མེད་ཐོགས་པ་མེད་པའི་ཕྱིར། །ཡེ་ཤེས་ཁྱབ་པ་ཉིད་དུ་འདོད།

앞에서 부처의 해탈신의 버림(斷)은 무루(無漏)이며, 법신은 일체세간에 편재한다고 하였다. 2.23에서는 무루와 편재함에 대하여 다시 설명한다. 무루(無漏)란 무엇인가? "습기를 수반하는 번뇌가 멸했으므로 무루(無漏)이며"라고 하였다. 번뇌와 그것에 수반되는 습기까지 모두 소멸한 것이 무루(無漏)이다.

"무착(無着)·무애(無碍)이므로 지(智)는 편재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기세간(器世間)과 유정세간(有情世間) 그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음이 무착(無着)이며, 그 어떤 것도 걸림에 없음이 무애(無碍, Tib. thogs pa med pa, Skt. apratigha)이다. 무엇인가를 모르거나 그 어떤 것에 도달하지 못함이 없어 걸림이 없는 무애(無碍)이므로, 부처의 지(智)는 기세간과 유정세간에 편재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객진번뇌들과 습기를 남김없이 뿌리까지 멸하고 제거했으므로, 해탈신(解脫身)은 무루상(無漏相)을 갖춘다. 마찬가지로 여소유지(如所有智)는 전도(轉倒)가 다하였으므로 대상에 무착(無着)이며, 그리고 진소유지(盡所有智)는 일체상(一切相)이 직접적인 것(Tib. mngon sum du)이 되었으므로 대상에 장애됨이 없기 때문에, 법신(法身)은 지(智)의 증득(證得)으로써 모든 소지(所知)에 편재하는 상(相)을 갖춘다."

절대로 불괴(不壞)인

자성이므로 무위(無爲)이고,

불괴(不壞)를 가르치니

'견고함' 등으로써 그것을 설하였다. [2.24]

།གཏན་དུ་འཇིག་པ་མེད་པ་ཡི། །རང་བཞིན་ཡིན་ཕྱིར་འདུས་མ་བྱས།

།འཇིག་མེད་ཉིད་ནི་བསྟན་པ་སྟེ། །བརྟན་སོགས་རྣམས་ཀྱིས་དེ་བཤད་དོ།

이어지는 2.24에서는 해탈신과 법신에 공통되는 1상(一相)인 무위에 대해 부연한다. "절대로 불괴(不壞, Tib. 'jig med)인 자성이므로 무위(無爲)이고"라고 하였다. 언제까지나 늘 무너짐이 없는 불괴(不壞)의 자성을 지니므로, '무위(無爲)'라고 한다.

무위(無爲)가 불괴(不壞)라면, 그렇다면 불괴는 어떤 것인가? "불괴(不壞)를 가르치니 '견고함' 등으로써 그것을 설하였다."라고 하였다. '견고함 등'이란, ①견고(Tib. brten pa) ②적정(寂靜, Tib. zhi ba) ③상주(常住, Tib. rtag pa) ④부전이(不轉移, Tib. 'pho ba med pa)의 4가지를 말한다. 그리고 이 4가지를 갖춘 것을 일컬어서 불괴(不壞)라고 하는 것이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두 가지는 절대로 파괴되거나 변화하지 않는 자성을 지니므로, 인연(因緣)으로써 실로 구성됨이 없음의 상(相), 즉 무위상(無爲相)을 갖춘다. 거기에 불괴성(不壞性)이란, 무위의 인연(因緣)을 간략히 설명한 것이다. '견고함 등'이라는 용어를 통해, [견고함과] 적정(寂靜), 상주(常住), 부전이(不轉移)로써 불괴(不壞)를 자세하게 설명한 것이다."

무너짐(壞)은 4상(四相)으로 알아야 하니

견고함 등의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패, 변화, 단절됨,

불가사의한 변화의 전이(轉移)이다. [2.25]

།འཇིག་པ་རྣམ་བཞིར་ཤེས་བྱ་སྟེ། །བརྟན་སོགས་དག་ལས་བཟློག་ཕྱིར་རོ།

།མྱགས་དང་[123-1-63b]རྣམ་འགྱུར་ཆད་པ་དང་། །བསམ་མི་ཁྱབ་འགྱུར་འཕོ་བ་སྟེ།

이때까지의 내용을 잠시 정리해보자. 보성론의 7금강구 중에서 5번째인 보리를 설명하면서, 보리의 8상을 제시했다. 8상은 ①본성(本性, Tib. ngo bo, Skt. svabhāva) ②인(因, Tib. rgyu, Skt. hetu) ③과(果, Tib. 'bras bu, Skt. phala) ④행위(業, Tib. las, Skt. karma) ⑤갖춤(具足, Tib. ldan, Skt. yoga) ⑥행입(行入, Tib. 'jug pa, Skt. pravṛtti) ⑦상주(常住, Tib. rtag, Skt. nitya) ⑧불가사의(不可思議, Tib. bsam mi khyab, Skt. acintya)인데, 현재 우리는 이중에서 4번째인 보리의 행위(業) 혹은 작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무너짐(壞)은 4상(四相)으로 알아야 하니 견고함 등의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보리의 작용인 ①견고(Tib. brten pa) ②적정(寂靜, Tib. zhi ba) ③상주(常住, Tib. rtag pa) ④부전이(不轉移, Tib. 'pho ba med pa)는 무너짐의 4상(四壞相)과 반대되는 것이다. 무너짐의 4상은 "부패, 변화, 단절됨, 불가사의한 변화의 전이(轉移)이다."라고 하였듯, ①부패(Tib. myags) ②변화(Tib. rnam 'byur) ③단절됨(Tib. chad pa) ④불가사의한 변화의 전이(轉移) (Tib. bsam mi khyab 'gyur 'pho ba)이다. 부패는 생(生), 변화는 노(老), 단절됨은 병(病), 불가사의한 변화의 전이는 사(死)에 대응한다. 부처의 보리의 작용 혹은 업(業)은 이러한 생노병사의 변화가 없다.

범부, 성문과 독각, 보살 그리고 부처의 행에는 큰 차별이 있다. 부처의 행과 반대되는 것이 부패, 변화, 단절, 불가사의한 변화의 전이이다. 여기에 관해서는 이어지는 2.26에서 계속 논의할 것이다.

학생 : 전이(轉移, Tib. 'pho ba)라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까, 아니면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입니까?

켄뽀 : 전이(轉移, Tib. 'pho ba)라는 단어 자체는,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말은 죽음을 가리키기도 한다. 살아있을 때 우리의 식(識)은 이 육체에 머물고 있다. 이 육신과 떨어져서, 식이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그러므로 죽음을 전이(轉移)라고도 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것은 또한 반대되는 것을 붙잡아서 설명함함이니, 이를 통해 유위(有爲)의 사물들에는 4가지 괴상(四壞相)[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견고함'에서 반대되니 '견고하지 못 함' 등의 말로써, '적정(寂靜)'의 반대로 '적정하지 못 함', '상주'의 반대로 '무상(無常)', '부전이(不轉移)'의 반대로 '전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이(轉移)란 무엇인가? 행(行, Tib. 'du byed)들이 완전히 성숙하여 낡고 썩어서 부패하는 노(老)이다. 계(界, Tib. khams)가 변화하여 괴로움이 병(病)이며, 존재의 이전 흐름이 끊어지고 이후가 성립되는 것이 생(生)이며, 불가사의하며 여러가지 양상(相)으로 변화함이 죽음의 전이이니, 4가지이다. 해탈신과 법신에는 4가지 괴상(壞相)이 없으므로, 순서대로 견고, 적정, 상주, 부전이의 자성이라고 알아야 한다."

그것이 없으므로, 견고, 적정(寂靜)이며

상주(常住), 부전이(不轉移)라고 알아야 한다.

무구(無垢)한 지(智), 그것은

백법(白法)의 토대이므로, 근원(處)이다. [2.26]

།དེ་མེད་ཕྱིར་ན་བརྟན་ཞི་དང་། །རྟག་དང་འཕོ་མེད་ཤེས་པར་བྱ།

།དྲི་མེད་ཤེས་དེ་དཀར་པོ་ཡི། །ཆོས་ཀྱི་རྟེན་ཡིན་ཕྱིར་ན་གནས།

"그것이 없으므로"라고 하였다. 이 말은 2.25에서 제시한 부패, 변화, 단절, 불가사의한 죽음의 전이가 없다는 뜻이다. "견고, 적정(寂靜)이며 상주(常住), 부전이(不轉移)라고 알아야 한다." 라고 하였다. 부패가 없으므로 견고하며, 변화가 없으므로 적정(寂靜)이다. 상속(相續)의 단절이 없으므로 상주(常住)이고, 불가사의한 죽음의 전이가 없으므로 부전이(不轉移)이다.

보리는 생, 주, 멸에서 벗어났다. 그러므로 보리의 작용•업(業) 또한 생, 주, 멸로부터 벗어난다. 그렇지만 변화가 있지 않은가? 허공 자체에는 변화가 없지만, 객진(客塵)의 구름이나 연기, 먼지 등에 의해 변화가 있는 것처럼 나타날 뿐이다.

"무구(無垢)한 지(智), 그것은 백법(白法)의 토대이므로, 근원(處)이다."라고 하였다. 무구(無垢)한 지(智)란 부처의 심상속(心相續)에 내재하는 지혜를 일컫는다. 백법(白法) 즉 선법(善法)이 모두 의지하는 토대가 바로 부처에게 있는 무구(無垢)의 지(智)이다. 그리고 자타(自他)의 덕•백법(白法) 일체가 발생하는 원천이자 머무는 토대이므로, '근원(處)'이라고도 한다.

학생 : 백법(白法)이 있다면 흑법(黑法)도 있습니까?

켄뽀 : 선업(善業)을 다른 말로 백법(白法)이라고 하고, 불선업(不善業) 즉 악업은 흑법(黑法)이라고 한다.

허공은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나타나지만, 텅 빈 허공이므로 움직이는 동물 유정들과 움직이지 않는 무정물(無情物)에 생주멸이 생겨나는 토대가 된다. 마찬가지로 부처의 마음의 흐름 속에서 모든 무구(無垢)한 지(智)는 모든 백법(白法)의 바탕이다. 그러므로 무구지(無垢智)는 일체법의 원천이며, 일체법이 머무는 토대이며, 일체 유정의 마음 속에 여래장이 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