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이 관리하고 있는 울릉도 도동 소재 이영관 가옥이 약 3개월간의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7월 29일, 공사마무리 닷새 전의 이영관 가옥은 공사업체의 분주한 마무리 손질이 한창이었다. 벽에 미장을 하고, 비늘판벽에 도색을 하는 작업, 그리고 1층방과 2층방 등 내부의 마무리 손질이 한창이다. 더운 날씨인데도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의 손길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완전한 마무리는 아니지만, 거의 공사가 마무리 되는 시점이어서 그 단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영관 가옥은 울릉도에 있는 유일한 등록문화재로 문화재청이 문화유산국민신탁에 보전 및 관리의 책임을 위임함으로써,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가 8월초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영관 가옥은 울릉도 도동항에서 몇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일제 강점기 초기인 1910년에 지어진 일식 목조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서울 성북동 최순우 박물관에 이어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보전 관리하는 국민문화유산 제2호다.

이 집의 뒷동산에 오르면 도동항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고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지난 여름 문화재청으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돼이집의 보전과 관리를 책임지게 되었으며, 이 일환으로 지난 3개월 전부터 전면적인 보수수리 공사에 들어갔었다.

등록문화재 제235호로, 정확한 소재지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142외 1필지이며, 면적은 516평방미터, 연면적 159.19평방미터, 건축구조는 목조 지상2층 우진각 지붕, 비늘판벽의 전형적인 일식 건축물이다.

일제강점 초기 1910년대의 울릉도 일본인들은 일제강점기 초기부터 울릉도에 많이 들어와 살았다. 그들은 주로 벌목, 제재업, 어업에 종사했는데 1916년에는 울릉도 거주 일본인 수가 1319명에 달했을 정도였다.

이 집의 옛 이름이 일본인가옥이었던 것은 이 집을 지은이가 사카모도 나이지로라는 일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울릉도 도동에서 제재소를 운영해 큰돈을 벌었고, 그 후에도 울릉도의 유일한 고리대금업자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이 집이 일제강점기 울릉도에서 어쩌면 악명을 떨쳤을 지도 모르는 고리대금업자의 집임에도 등록문화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역사의 생생한 증거물이기 때문이다. 본토(육지)는 물론 울릉도까지 뻗어온 일제의 경제침탈의 역사를 이집은 그 존재만으로 증거해주고 있다.

이영관 가옥이라고 이름이 바꿔불린 것은 1954년 이 집의 소유권이 이영관씨게에게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다. 집주인 이영관씨는 이 집을 잘 관리해 건축당시의 원형을 대체로 잘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로에서 보이는 정면은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었고, 2층 바닥에 다다미를 깐 일식방과 도꼬노마가 그대로 남아 있어 근대주택사의 좋은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이번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이영관 가옥의 문화재 사료로서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독도에 있는 독도박물관 등 관계 연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세부적인 보전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