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공양 문수스님의 장례절차에서 정권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 자세를 보임으로써 사부대중으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조계종 총무원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 조계종 총무원은 7일 문수스님 추모와 관련한 대대적인 추모사업 및 지원 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발표했다.

‘4대강 사업 중지 폐기’, ‘부정부패 척결’ 등을 외치며 소신(燒身) 입적한 문수스님의 뜻을 기리는 추모사업을 종단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전개한다는 선언이다.

조계종의 돌연한 입장 변화는 한국불교사상 최초로 소신공양이라는 불교 최고의 공양의식을 통해 절대다수 국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정권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을 내리고 입적한 문수 스님의 결행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4대강 사업의 4자도 입에 담지 않았던’ 조계종 총무원이 4대강 개발의 문제점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주최한다고 발표한 것은 주목된다.

조계종 총무원은 7일, 문수스님의 유지를 받들고 생명평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문수스님의 49재 막재가 끝나는 7월 18일까지 △추모사업회 구성 △전국사찰 동시 추모법회 봉행 △추모 심포지엄 개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수스님이 마지막까지 수행했던 군위 지보사에는 무문관(無門關)을 개설하고 스님의 부도탑을 세운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추모사업회는 은해사와 동화사 등 교구본사, 도반대표, 해인사 행자 도반대표, 중앙승가대 도반대표 및 기다 관련단체 대표 등이 참여해 구성될 예정이며, 향후 스님의 뜻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총무원 사회부를 주무부서로 하여 추모사업회를 구성하는 한편, 6월 10일 오후 3시에 직할교구는 상임위원회를 개최하여 교구 차원의 사업계획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특히 문수스님이 행한 소신공양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4대강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점검하는 심포지엄을 종단 차원에서 진행하고 이에 따른 종단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며, 이웃종교 및 시민사회단체의 의견도 적극 청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종의 이번 추모사업 종단차원 전개와 관련해 대변인 원담스님(총무원 기획실장)은 “추모사업을 통해 문수스님이 유서에 남긴 유지를 계승하고 우리 사회의 생명평화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7일 발표한 ‘문수스님 소신공양 뜻을 기리기 위한 추모사업 계획안’에서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근세 이후 우리종단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스님이 주장한 내용은 현재의 부조화된 상황을 근본적으로 되돌아 보고 종단이 보다 더 책임 있게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혀 입적 직후 소극적인 태도에서 크게 달라진 인식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막재인 49재는 7월 18일 조계사에서 종단 주최로 봉행한다고 밝혔다.

일정	일시	장소
초재	6월6일(일)	지보사
2재	6월13일(일)	은해사
3재	6월20일(일)	해인사
4재	6월27일(일)	월정사
5재	7월4일(일)	개운사
6재	7월11일(일)	동화사
막재	7월18일(일)	조계사

또 조계종 직할교구 본, 말사들이 49재 기간 동안 직할교구 사찰들이 조계사에서 추모기도 봉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6월 10일 직할교구 상임위원에서 구체적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추모사업회는 은해사, 동화사 교구본사, 도반대표, 해인사행자도반대표, 중앙승가대도반대표 및 기타 관련단체 대표 등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며 총무원 사회부가 주관한다.

또 문수 스님의 뜻을 종단적으로 기리기 위해 49재 막재 때 법계 추서 검토하기로 했으며, 조계종과 추모사업회준비위원회가 주관해 소신공양과 4대강, 복지정책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가리는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세미나는 제1회 “소신공양의 사회적 의미”-불교의 사회참여와 스님들의 소신공양(국내, 국외)를 시작으로, 2회부터는 불교의 사회참여(참여불교)에 대한 시리즈로 개최한다. 2회“4대강 사업 이대로 좋은가?”를 필두로, “역대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어떻게 진행되었나”, “이명박 정부의 복지정책, 빈부격차 줄이기 위한 방안 모색” 등이 차례로 다뤄지게 된다.

또한 조계종 종단차원에서 주최하고 본말사가 주관하는 추모법회를 개최한다. 추모법회는 지장재일(6월 29일) 또는 초하루(7월 12일) 또는 일요법회 시 본,말사별 동시에 봉행한다. 이때 종단에서 일괄적으로 법문 자료집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