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法頂) 스님 선묵전(禪墨展)이 그의 조카이자 문중제자인 현장 스님의 노력으로 대원사 티벳박물관에서 5월 21일부터 6월 20일까지 한 달간 특별전으로 열린다.
전남 보성 대원사 티벳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법정 스님 선묵전에는 스님이 수계제자이거나 깊은 인연을 맺었던 스님과 재가제자들에게 써 주었던 글씨들이 전시된다.
산이건 물이건 그대로 두라
하필이면 서쪽에만 극락 세계라
흰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선묵전을 기획한 현장 스님은 법정 스님께서 붓글씨로 적어 주셨던 게송을 읊조리며 스님의 삶을 찬찬히 떠올려본다고 전시에 얽힌 소회를 털어놓는다. 돌이켜보면 법정 스님께서는 한국사람으로 태어나 티벳사람처럼 살다가 인도사람처럼 우리 곁을 떠나가신 분이라는 것이다.
현장 스님은 “종파적인 차원을 넘어 정서적으로 교감이 되는 이웃들과 도반이나 가족적인 정을 나누셨던 스님! 새봄에 피어나는 봄꽃과 새닢에서 나를 보라시던 스님! 한 꽃마다 한 세계요, 한 잎마다 한 여래가 함께하심을 봄날을 보내며 느끼고 있다“고 회고한다.
그런데, 세상에서 스님의 글은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스님의 글씨에 담긴 그 매력과 가치는 아는 사람이 드물고, 글씨 하나하나에 담긴 스토리텔링을 모으면 이미 펴낸 책보다 더욱 많은 이야기가 봄날의 꽃처럼 피어날 것 같다는 생각에 현장 스님은 자신이 소장했던 작품과 법정 스님으로부터 글과 그림을 받았던 제자들이 소중히 간직했던 선묵들을 모아 전시를 하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면 스님이 붓장난(스님 표현)으로 남긴 유묵들이 사라질 것을 염려해 제게 주신 몇 점의 작품과 스님을 따르고 가까이 모셨던 벗들의 도움으로 서간과 묵적 30여점을 모아 스님의 禪墨展을 열게 되었습니다.”
현장 스님은 선묵전 개최에 대해 스님의 생전이라면 큰 호통을 받을 일이지만 스님의 올곧은 삶과 정신세계,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셨던 마음을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대원사 티벳박물관에서 “부처님 오신날 특별전”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정스님 선묵전에 가보로 소중히 간직했던 스님의 흔적을 흔쾌히 내어준 분들은 다음과 같다. 송광사 현묵스님, 이해인 수녀님, 서울 대도행 보살, 광주 대자화 보살, 부산 보덕행 보살, 화순 무량광보살.
문 의: 061)852-3038(티벳 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