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는 지난 11일 성북동 길상사 행지실에서 열반에 든 법정스님의 영정 앞을 찾아온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다큐멘터리 3일’에서 ‘법정스님 가시는 길 72시간(연출 조정훈)’을 오는 3월 21일(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한다.
산문집 <무소유>로 잘 알려진 법정스님(78)이 지난 11일 오후 1시 51분 성북동 길상사 행지실에서 상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반에 들었다. 모두가 착하게, 의미 있게 살고 싶어 하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고, 그런데 그렇게 살았던 것 같은 사람이 또 하나 떠나갔다. 종교를 초월하여 그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지켜본 사람들은 “참 잘 살고 싶었었는데, 왜 우리의 지난 삶은 모두 부질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하며 돌아보고 있었다.

이처럼 철저하게 무소유의 삶을 일러주고 또 실천하고 가신 한 수도자, 법정스님은 가는 길에서마저 우리를 멈춰 서고 돌아보게 하였다.
이 다큐에서 법정스님의 조카인 현장 스님이 불일암 내부를 안내한다. 제작진은 불일암 곳곳에 깃든 법정스님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았다. 법정스님의 상좌인 덕현스님(성북동 길상사 주지)은 아버지 같은 존재의 유골함을 들고 3일 만에 길상사로 돌아온 이야기를 전한다.
또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에 새벽부터 송광사로 찾아온 재일동포, 법정스님이 남몰래 대학 4년 등록금을 내줬다고 다비장에서 밝힌 대학교수, 법정스님이 입적하던 날 살림을 정리했다는 평범한 할머니의 목소리도 담았다.


조정훈 PD는 “입적하신 법정스님의 영정 앞을 찾아온 사람들의 ‘마음들’을 기록했고, 육신이 재로 변하여 하늘로 올라가는 다비의 날로부터 72시간 동안 귀 기울여 본 평범한 인간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어 “작은 인간이라는 존재로 태어나 커다란 삶을 살아낸 한 수도자와 아직도 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달려 일생을 살 수밖에 없는 여전히 작은 존재인 우리들이 작별하는 현장에 대한 기록들을 그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BS 홍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