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사 부도 제막식에 부쳐 관우 스님 작시 ‘법등은 비추고 있다’ 전문>

의왕 청계산 청계사 5대 선사 다례재 및 우담바라 9주년 기념법회가 지난 10월 6일 청계사에서 8백여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성대히 봉행됐다. 5대 선사는 청계사에서 출가한 경허 스님과 그의 선맥을 이은 만공, 보월, 금오, 월산 대선사를 말한다.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은 이날 5대 선사 다례재를 봉행과 관련, 경과보고를 통해 “청계사를 한국 선중흥 본찰로서 면모를 일신시키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부도전 재정비 등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래, 2008년 말 만공 선사의 상수제자인 보월 선사의 부도탑비를 완성함으로써 경허-만공-보월-금오-월산 선사에 이르는 청계사와 인연을 가졌던 5대 선사의 사상과 정신을 계승하는 대작불사가 마무리돼 청계사는 명실상부한 한국 선불교 중흥본찰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고 보고했다.

이어 불국사 승가대학장 덕민 스님은 축원을 통해 “오늘 사부대중이 경기도 의왕시 청계산 청계사 청정도량에 모여 경허, 만공, 보월, 금오, 월산 선사님의 다례재를 지내며 축원하오니, 국운이 날로 융창하고 번성하여 남북이 통일되어 분단의 아픔을 씻고, 민족의 정기 뻗어 영원한 평화 이루며, 비와 바람 순조로와 백성들의 생업이 풍요해지고 온갖 재난이 일지 않아 평온한 강토 되어지이다”라고 발원했다.

불국사와 청계사, 석가사 연합합창단의 오도송 노래와 함께 장엄하게 진행된 5대 선사 오도송 낭송은 불국사 관장이며 청계사 회주를 맡고 있는 종상 스님이 진행했다. 종상 스님은 경허대사 오도송인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문득 삼천 세계가 나의 집인 줄 깨달았다/ 유월의 연암산 아랫길에/ 들사람이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는구나”라는 게송을 시작으로 만공, 보월, 금오, 월산 선사의 오도송을 차례로 읊었다. 오도송 낭송 순서는 역대 선사가 자신의 살림살이를 농축해 드러낸 개안의 경계를 사부대중들에게 다시금 일깨워주고, 게송을 아름다운 노래로 지어 함께 봉향함으로써 다례재의 새로운 양식을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월산 선사의 사제이자 청계사 주지를 역임했던 월탄 스님은 치사를 통해 5대 선사 다례재가 면모를 일신한 청계사 도량에서 성대히 펼쳐지고 있음을 치하했다. 월탄 스님은 치사에서 “스승이신 금오 스님은 오늘의 대한불교조계종을 일으킨 중심적인 인물이시며, 경허 대선사로부터 이어져온 선풍을 고양시켜 월산선사에 이르기까지 계승시킨 분”이라며 “도량이 전혀 몰라볼 정도로 발전해 선본찰로서 손색이 없게 되었고, 다시 한 번 5대 선사님들의 선풍을 받들어 모실 전기가 마련되었으니 온 국민이 ‘내가 부처다’, ‘나는 원래 부처였다’는 것을 자각하고 본래자리고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가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불국사 회주 성타 스님은 법어를 통해 “경허 대선사로부터 주위는 밝음을 얻으니, 만공 선사의 얻고 받음이 크신 지혜요, 그를 받아 금오 대선사로 전하니 뜻이 어디에 있음을 스스로 밝히셨습니다. 금오 선사께서 월산 선사에게 오른손을 들어 보이시되, 한 순간에 답하시며 불조의 뜻이 그곳에 이르렀음을 알리셨습니다. 네 분의 족적 외에 보월 스님의 무애무심이 있음으로 우리가 길을 얻어 나아감이요, 혹 그 길을 잃음에 다시 찾아 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라고 고했다. 성타 스님은 또 “푸른 가을 하늘 휘영청 걸려 있는 달이 지혜라면 보는 것으로 얻겠습니까. 달을 향하여 소리친들 그것이 닿겠습니까”라며 “5대 선사에게 엎드려 지극한 마음으로 향을 사른다”며 법어를 마쳤다.

참석자들은 1부 다례재를 마친 후 일제히 말끔하게 정비된 부도전으로 옮겨 보월 선사 탑비 제막식을 마치고 죽비에 맞춰 일제히 3배를 올렸다.

이날 5대 선사 다례재에는 총무원장 후보 자승, 용주사 주지 정호, 금산사 주지 원행, 오어사 주지 장주, 종회부의장 성직, 전 법주사 주지 도공, 전 법주사부주지 무상, 불영사 주지 일운 스님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청계사 5대 선사 부도전은 지난 2003년 7월 청계사 내 연면적 92㎡ 부지에 경허, 만공, 금오, 월산 스님 등 근현대를 대표하는 4명의 선지식에 대한 부도탑 조성으로 시작, 2006년 3월 21일 완성됐다. 불사의 시행은 (주) 평해종합건설(대표 김훈겸), 석공은 (주)연미석재(사장 이수회), 사리함은 최광웅 금속공예가, 서예는 죽사 박충식 선생, 수덕사 이규찬 선생 등이 맡았다. 2008년 12월 만공 스님의 법제자인 보월 스님의 행적비와 부도탑이 추가로 조성되면서 다섯 선사를 기리는 부도전으로 거듭났다. 보월 스님의 행적비는 불국사 승가대학 학장 덕민 스님이 글을 쓰고, 부도탑은 (주)합동석물에서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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