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진주성 함락 때 일본이 약탈해 간 연지사 종 반환운동이 경남 진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올 1월 출범한 ‘연지사 종 반환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지난 8월 20일 경남 진주시 동성동 옛 윤양병원 옆 건물에서 새 사무소를 열고, 김길수 국제로터리 3590지구 총재, 진주시 사찰암자연합회 회장 보운스님(천진선원) 등을 신임공동대표로 추대했다.

국민행동은 출범 이후 한 주유소에서 더부살이를 해오다 1000여 명의 회원과 후원회(15명)의 지원으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국민행동은 사무실과 상근직원을 마련함으로써 회원의 의지를 결집해 환수 운동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국민행동은 그동안 연지사 종의 문화적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 연지사 종 환수전략 강연회 등을 하며 준비해왔다.

국민행동은 우선 올해 안에 일본 정부와 연지사종 소유자, 관리주체인 후쿠이현 문화위원회에 공식 문서로 반환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원 20여 명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본 현지를 답사한다. 답사를 통해 일본 내 분위기를 파악하고 올바른 환수전략을 짜기 위해서다.

국민행동은 또 연지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진주시 대안동 옛 대영초등학교(폐교) 자리에 종각을 짓기로 하고 진주교육청과 협의 중이다. 종 없는 종각을 통해 반환운동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반환 때 종을 달자는 의미다. 장기적으론 연지사를 복원해 진주 정신과 혼을 교육하는 장소로 활용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 종의 실체는 동국대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중앙일보가 ‘일본의 뿌리, 한국문화’(1990년 4월24일 9면)에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국민행동 사무총장인 조희래(54·공연 연출가)씨가 이 보도를 접하면서 지난해부터 진주시민의 자존심을 위해 반환 운동을 펴자며 회원을 모아 단체를 결성한 것이다.

*연지사 종은?

높이 111㎝, 입 지름 66㎝로 통일신라시대 흥덕왕 8년(833년)에 주조됐다. 제작 연대와 선녀가 비파를 타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주악상(奏樂像) 등을 통해 통일신라 전반기 범종의 변천을 규명하는 확실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일본 후쿠이현 쓰네미야 신사에 보관돼 있다. 일본에 있는 50여 점의 한국 범종 가운데 가장 크고 유일하게 일본 국보(78호)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