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만해대상 수상자로 이란의 시린 에바디 변호사, 이소선 여사, 김용직 교수, 로버트 하스, 김종길 시인, 빤냐와로 스님 등 6명의 인물이 선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지관)는 3월 4일 만해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슬람 여성들의 대모 ‘시린 에바디’
‘만해대상의 꽃’으로 불리는 평화부문 수상자로는 이란의 시린 에바디 변호사가 선정됐다. 이슬람권 여성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온 인권운동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시린 에바디 변호사는 이란 최초의 여성판사이자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으며 세계적 인물로 부상했지만, 정작 그의 조국 이란에서는 여전히 반체제 요주의 인물이자 정권의 눈엣가시이다.
이란 여성 최초로 법관에 임용돼 테헤란 지방법원장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하던 에바디 변호사는 1979년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혁명 후 강제 퇴직된다. 1992년 인권 변호사의 길로 들어서, 법정에서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원리주의자들의 편파적인 이슬람 법전 해석의 문제점을 짚으며 여성의 이혼, 상속 및 자녀 양육권과 관련된 가족법을 개정하는데 앞장섰다.
그는 1999년 이란 지식인들에 대한 연쇄 암살의 피해자 가족을 위해 법정투쟁을 벌였고, 수명의 대학생이 사망한 테헤란대학 경찰 난입사건의 배후를 밝혀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진정한 이슬람 율법은 여성 평등 및 민주주의 가치와 공존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에바디는 지뢰반대 운동가 조지 윌리엄스,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 등 여성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여성의 참정권을 제한하는 이란의 법 개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태일 그리고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만해대상 실천부문 수상자로는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고문이 선정됐다. ‘노동자의 어머니’로 불리는 이소선 여사는 평생을 노동운동의 대모로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이소선 여사는 널리 알려진 대로 1970년 11월 13일 서울의 평화시장 앞길에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외치며 분신 자결한 전태일의 어머니다. 아들 전태일의 죽음을 계기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여 한국 민주노동운동의 발전은 물론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인간해방운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근현대시를 체계화한 인물 ‘김용직’
학술부문에는 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학술원 회원인 김용직 교수는 한국 근대시의 역사적 정리와 그 미학적 체계화라는 일관된 목표를 내세우면서 꾸준한 비평 활동을 전개해왔다.
김 교수는 시대와 이념이라는 역사적 조건에 얽혀 있던 한국 근대시의 다양한 양상을 시의 구조, 이미지와 상징, 시작의 짜임새, 시적 긴장 등 분석주의 방법에서 주로 사용하는 새로운 개념을 적극 도입하여 깊이 있게 해명함으로써 한국 근대시의 연구에 하나의 정통적인 시학을 확립했다. 그의 문학연구와 평론활동은 한국근대시의 사적 체계화에 기여하였으며, 또한 일관된 방법론으로 한국의 근‧현대시 전반을 재질서화 함으로써 한국시사의 과학적인 체계화를 위한 중요한 전범을 마련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문학부문 로버트 하스 & 김종길 공동수상
문학부문 수상자로는 미국의 계관 시인 로버트 하스와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로버트 하스는 미국의 계관시인으로 두 차례나 연이어 추대된 세계적인 시인이다. 로버트 하스 시인은 인간 언어의 생명력을 시를 통해 새롭게 창조하고 인간의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면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생태주의적 관점에 천착해 가는 다양한 시들을 발표하여 현대 영시문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되는 생존 시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로버트 하스 시인은 한국의 저명한 시인들을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도 적극성을 보이면서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종길 교수는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자 1958년부터 1992년까지 고려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과대학장을 역임한 영문학자이다. 또한 영미시와 시론을 국내에 폭넓게 번역 소개했을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시를 영역하여 외국에 소개하여 ‘세계 속의 한국문학’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1988년에는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이면서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붓다넷넷 마스터 뺜냐와로 스님
포교부문 수상자로는 호주의 빤냐와로 스님이 선정됐다. 빤냐와로 스님은 불교전문 영문종합 웹사이트 ‘붓다넷 넷(http://www.buddhanet.net)’을 운영하고 있는 웹마스터다.
스님이 운영하는 ‘붓다넷 넷’은 1991년에 등록하여 준비과정을 거쳐서 1992년에 오픈해서 2009년 2월 현재, 1일 평균 단순방문객은 1백만 명 이상이넘는 세계 최대 최고의 불교전문 인터넷 웹사이트이다.
빤냐와로 스님은 인터넷을 통한 불교포교에서 선구적인 업적을 쌓은 인물이다. 영문으로 구성돼 있는 ‘붓다넷 넷’ 웹사이트는 불교교육과 불교의 각 분야에 대한 콘텐츠가 풍부하고, 불교의 모든 전통과 원시 근본불교에서 21세기의 신 불교에 이르기까지 망라한 정보와 불교의 모든 영역에 관한 내용을 최상의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웹마스터인 빤냐와로 스님은 1940년생 호주 출신으로, 1970년대 말경 호주의 태국사원에서 행자생활을 거쳐서 태국 방콕 왓 보원에서 비구계를 받고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에서 명상수행과 경학연구를 수십 년간 해왔다. 불교의 모든 전통(상좌 대승 티베트 禪)을 편력한 석학이면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는 수행비구이다. 게다가 인터넷운용의 기술면에서도 1급 웹마스터이다. 웹마스터인 빤냐와로 스님은 불교와 영어와 인터넷 테크놀로지라는 삼박자를 갖추어 ‘붓다넷. 넷’을 탄생시켰고, 세계의 많은 불자나 비불자들에게 불교교육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만해대상 시상식은 8월 12일 오후 4시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