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미국인 승려 현각 스님이 오바마 대통령을 대보살로 불렀다. 현각 스님의 자신의 책 『부처를 쏴라』출간을 기해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오바마 대보살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니, 큰 걱정은 안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신뢰를 드러냈다. 스님은 오바마를 신뢰하게 된 이유로 포용력을 들었다. 특히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 안고, 그들의 고통을 잘 이해하는 대통령이기에 그는 보살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오바마는 어릴 적 어려운 입장에서 자라나 어렵고 약한 사람들의 사정을 잘 아는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책소개 기사는 B00K 면에>

하버드 재학시절, 오바마 대통령도 하버드를 다녔던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힌 스님은 ‘그때 오바마를 알았더라면 지금 이 길이 아니라 그 길(정치)로 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며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어린 시절 어렵게 살았다는데,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스님은 스승 숭산선사의 대표적인 멘트이기도 한 ‘오직 모를 뿐!’을 답으로 제시하면서 미소 짓는 것으로 즉답을 피했다.

현각 스님은 또 얼마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미국에 있을 때, 뉴욕한인회에서 큰 행사가 있었는데 이 행사에 김 추기경도 참석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소문을 해 만남을 가졌다는 것. 당시는 숭산 스님을 모시고 미국을 돌며 공부를 한창 할 때였는데, 할아버지처럼 참 편안하고 마치 어떤 큰스님을 만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추기경께서 유학자인 고 김창숙 선생의 묘소에서 절을 하는 모습을 한국 언론을 통해 보고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을 존중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것이야말로 약 100년 전 미국의 선교사들이 잘못 선교해서 한국의 제사전통을 부정하는 흐름을 만든 것과는 다른 것이어서 안심을 했다는 것이다. 김 추기경은 당시 가톨릭 신부가 되려던 자신이 스님이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지만, 자신은 생명의 본질에는 오고 감이 없는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현각 스님은 당시 숭산 스님과 수시로 문답을 했기 때문에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 있게 나의 소신을 밝힐 수 있었고, 추기경께서 그런 점을 간파하셨는지 ‘알았다’고 말씀하셨다고 김 추기경과의 만남를 회고했다.

현각 스님은 또 경주 석굴암에도 여러 번 들렸는데, 그 때마다 이것은 사람이 만든 작품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석굴암에는 누가 조성을 했는지에 대한 장인들의 이름이 남아 있지 않은 점이 진한 감동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럽에 지을 한국절(문화원)에서는 참선수행 정진을 통해 한국불교의 진수를 알릴 것이라고 강조한 현각 스님은 그 이유는 유럽 사람들은 이미 불교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많이 되어 있어 그들에게 불교를 가르친다거나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정도이며, 그들의 더 큰 관심사는 수행정진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전 IMF당시 스승 숭산 스님은 어려움을 겪는 불자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셨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스님은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세상을 믿지 말라, 세상에 속지 말라‘라고 조언을 해주셨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