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로서의 청빈한 삶을 실천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승가모임이 탄생했다.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만초 스님, 이하 대중결사)는 2월 23일 조계종 총무원 1층 ‘나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중결사의 발족을 알렸다.
‘무소유와 나눔의 실천’을 기치를 건 대중결사 모임은 금강, 선오, 마가 스님 등 수행과 포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계종 스님들로 구성된 결사체이다. 현재 회원이 약 40명 정도로, 대부분 법납 20~30년 정도의 스님들로 구성돼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강 스님은 “우리사회와 한국불교는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고, 특히 진정한 승가공동체를 구현하겠다는 개혁의지는 점점 흐려져 가고 있다”며 “대중결사는 위법망구의 심정으로 오직 부처님 정법대로만 살고자 하는 승려들의 결사체”라고 설명했다.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의 정관에는 전 회원이 장기기증을 하고 사후 전 재산을 종단에 환원하겠다는 유언장을 의무적으로 써야하는 등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중앙종무기관의 교역직 종사자, 중앙종회의원, 교구본사 주지 등은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이는 대중결사 모임이 종단의 종책모임으로 변질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준비위원장 만초 스님의 설명이다.
대중결사는 앞으로 현재 승가의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모색하며, 한국사회의 바람직한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대중결사의 실천규약에는 청빈한 소비, 환경·인권·통일·복지 등 사회참여활동, 일제 사적 자산 종단 기증, 장기기증 등 생명나눔운동 등 네 가지 항목이 담겨있다.
준비위원장 만초 스님은 “이 모임 안에 유명인사도 없고 힘 있는 스님도 없지만 그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승려로서의 바람직한 삶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 작은 운동이 씨앗이 되어 청정승가의 모습이 점차 확산되어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은 결사체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초 첫 모임을 가진 이들은 약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3월 6일 오후 4시 조계사 극락전에서 창립법회를 개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