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은 간단한 것입니다. 처음부터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선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간화선으로 이제 내륙에서 선의 황금시대를 재개막할 것입니다.”

제주도의 참선 수행도량으로 유명한 원명선원 선원장 대효 스님이 경기도 안성에 활인선원을 열고 ‘선의 황금시대’를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개원한 활인선원은 이제 준비기간을 끝내고 오는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에 걸쳐 첫 정진대법회를 개최한다.

2월 10일 인사동에서 만난 대효 스님은 “백지상태에서 선을 시작해야 가장 쉽다”며 “머리는 떼놓고 몸만 가지고 오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최남단 제주도 원명선원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원으로 일군 대효 스님. 조황불공, 용황불공 등 온갖 불공이 난무하고 무속이 그 어느 곳보다 강한 제주도에서 가능한 일이라면 내륙에서는 더더욱이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 10년에 걸쳐 안성에 활인선원을 마련했다.

제주에서는 보통 보름이나 한달씩 단식을 하며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했지만, 활인선원에서는 선을 보다 대중화하기 위해 밥을 제공키로 했다는 ‘고마운’ 말씀을 전했다.

스님은 지금의 시대를 “선의 황금시대”라고 말했다. 오늘날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선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선을 통해 깨달음을 갈망했던 적은 세계 역사상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선의 하드웨어만 있을 뿐 소프트웨어가 없어 헤매는 이 또한 많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선은 엄마 손을 잡고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전에 읽었던 경전, 예전에 하던 다른 수행경험을 모두 잊고 머리를 비운 상태로 따라가면 결코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습니다.”

보통 중급 이상의 수행자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이 간화선이다. 아무래도 나는 하근기인가 보다, 다음 생에서나 수행을 해야 할까보다, 간화선은 조실 스님을 모신 선방에서 안거를 거쳐야 가능한 수행이다라고 푸념을 털어놓는 불자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대효 스님은 “가르쳐 보니까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다 따라한다”고 말한다.

스님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길래 간화선이 염불보다도, 경전읽기보다도 훨씬 쉽다고 말하는 것일까.

활인선원의 수행프로그램 중 하루 다섯시간은 법문과 점검으로 이루어진다. 아침 공양 후 한번, 점심 공양 후 한번, 저녁 공양 후 한번씩 총 세 번에 걸쳐 정진 시간이 이루어지고, 나머지 시간에는 스님의 점검이 이루어진다.

스님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제가 죄인입니다”라고 참회하는 대신 “내가 부처다”라는 확신만 가지면 된다고 한다.

“내가 죄인이면 남도 죄인이 되고, 다른 사람의 허물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깨달은 자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깨달은 자이고, 옳고 그름이 없어집니다. 모든 것은 허공과 같아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간화선은 골똘히 무언가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찾을 게 있으면 골치 아픈 것이죠. 내가 깨달은 자임을 인정하는 것, 그 공한 상태의 체험이 바로 참선입니다.”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깨달은 자에게도 장애는 당연히 온다. 하지만 ‘그 힘’을 얻은 사람은 장애에 걸림이 없고, 힘이 없는 사람은 그 대상에 집착하는 것, 그것이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의 차이일 뿐이다.

스님 말대로라면 3일 집중수련만 제대로 해도 견성의 ‘느낌’을 맛볼 수 있다는데, 설법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활인선원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동참금은 1인당 10만원이다.

031)671-7707 www.hwal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