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산문으로 유명한 문경 봉암사에 세계 최대의 국제 선(禪)센터가 들어선다.

봉암사는 2월 9일 문경시와 국제 선센터 건립 양해각서 체결식을 갖고 내외국인에게 명상수련 체험공간을 제공하는 선센터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봉암사 국제 선센터 건립는 봉암사 일대 1,259,471㎡(38만평) 부지에 건립될 예정이다. 이 토지는 현재 석탄공사 소유로, 봉암사는 문경시로부터 이 땅을 양도받아 약 12년에 걸쳐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총 600억원 정도로, 1단계 386억원, 2단계 214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질 계획이다. 1단계 사업에는 140,000㎡ 부지에 예불공간 5동, 선원공간 9동, 포행공간 21동, 지원시설 3동, 진입공간 3동 등 총41개동의 시설물이 건축될 예정이다.

봉암사 주지 함현 스님은 “예전부터 봉암사는 산문을 걸어 잠그고 정진하는 수행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왔지만 이곳 스님들은 봉암사를 일반 신도들에게 열어주고 오봉정 근처에 수행처를 따로 마련해 그곳에서 수행정진 해야한다는 계획을 늘 갖고 있었다”며 “이번 부지 매입을 계기로 그 계획을 약간 수정해 봉암사 인근에 한국은 물론 세계인들이 불교수행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일반불자들에게 회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봉암사가 이번에 매입하는 부지는 봉암사 수행공간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봉암사 대웅전을 마주보는 7부능선 아래로는 현재 석탄공사 소유의 땅이다. 그동안 골프장 건설업체, 타종교단체, 공동묘지 설립업체 등 다른 단체들이 사업계획을 갖고 이곳 부지 매입을 시도했다가 번번히 무산된 바 있다.

봉암사 또한 십수년 전부터 수행공간을 지키기 위해 이 땅의 매입을 시도해왔다. 이에 봉암사는 문경시와 MOU체결을 통해 한편으로는 수행공간을 지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부대중에게 회향하는 국제선센터 건립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토지매입 비용은 안국선원 수불 스님의 쾌척으로 이루어졌다. 한국 최고의 수행공간을 지키고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한 사업취지를 들은 수불 스님이 흔쾌히 이번 사업의 기초비용을 제공키로 했다는 것이 함현 스님의 설명이다.

함현 스님은 “한국불교가 살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수행공간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서 한국불교의 위상도 자연히 높아지리라 기대한다”며 “이곳에서 한국적 수행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내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국 최고의 수행도량으로 알려진 봉암사가 국제선센터 건립을 계기로 세계 최고의 수행도량으로 거듭 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